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행주산성 노래하는 분수 라페스타

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행주산성 노래하는 분수 라페스타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켜지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행주산성에 올라 탁 트인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노래하는 분수 앞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겨볼 수 있다.

색색깔 조명이 반짝이는 거리에서 쇼핑을 하며 톡 쏘는 맥주 한잔으로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 고양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눈부신 야경의 향연, 행주산성

고양을 대표하는 유적지인 행주산성은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측되며, 조선 선조 26년에 치러진 행주대첩의 공간적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전투는 임진왜란 3대첩 중 하나로, 권율 장군이 1만여 병력을 집결시켜 일본군과의 치열한 싸움 끝에 승리했다.

당시 권율은 관군의 3배가 넘는 일본군과 싸워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을 독려하고 지략으로 기습했다. 부녀자들이 긴 치마를 잘라 돌을 날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행주치마'라는 명칭이 생겼다.

현재 산성 꼭대기에는 행주대첩비와 기념탑이 세워져 있으며, 입구에 권율 장군 동상이 있고 중턱에 그의 영정을 모신 충장사가 자리하고 있다. 동쪽과 북쪽, 서쪽으로 드넓은 평야를 감싸 안고 강기슭의 험한 절벽을 이용해 축성된 이곳은 천년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의 삶터를 지켜왔다.

낡은 성곽은 짙푸른 녹음으로 둘러싸여 산책코스로 적합하다.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배수의 진을 쳤던 민초들의 심정을 더듬으며 산봉우리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고양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 행주산성은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야간개장을 통해 눈부신 밤 풍경을 선사한다. 방화대교를 시작으로 자유로와 일산신도시, 한강 너머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기간에는 사진작가들과 동호인들이 몰려들며, 시원스레 내달리는 자동차들의 궤적과 한강 위로 떠오른 달의 반영이 돋보인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황금빛 달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볼 수 있어 수도권 최고의 달맞이 명소로 꼽힌다.

일산호수공원의 노래하는 분수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물러난 해질 무렵의 일산호수공원은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이다. 호숫가를 맴도는 상쾌한 저녁 공기를 들이키며 걷다 보면 노래하는 분수의 감미로운 선율이 손짓한다.

호수공원 내 노래하는 분수는 최고 높이 35m에 이르는 대형분수로,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아름다운 음악과 시원한 물줄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로맨틱한 야경 명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분수대를 본 따 만들어진 이곳은 현지 운영진들의 기술협력을 통해 세계 수준의 연출 능력을 갖췄다.

다른 지역의 분수처럼 자동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연출가가 일일이 수동으로 분수 모양을 조절하며 다양한 조명과 효과를 종합적으로 만들어낸다. 이는 일종의 창작품이자 예술품으로, 광장에 돗자리 하나 깔고 앉으면 그곳이 바로 공연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