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섬마을 가덕도 부산 여행 코스

한적한 섬마을 가덕도 부산 여행 코스

한적한 섬마을 가덕도 부산 여행 코스

서귀포 치유의 숲과 열 개의 테마길 제주만의 특별한 힐링

정거마을은 가덕도 옆 눌차도라는 섬의 북동쪽에 있는 해안가 마을입니다.

모퉁이를 돌면 금세 바다와 마주치는 아담한 골목길이 정거마을만의 매력인데요.

집집마다 그려진 아기자기한 벽화가 정거마을의 시그니처입니다.

직거래 장터, 어업 등 마을 주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그림에서부터 동화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까지 다양한 느낌의 벽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정거마을 인근에서 나는 가리비 껍데기를 이용한 작품은 독특하면서도 이곳의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해줍니다.

부산에는 바다, 숲, 강, 도심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700리 길인 갈맷길이 있습니다.

총 아홉 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5코스 2구간은 가덕도의 천가교에서 시작해 연대봉, 대항항, 새바지항 등 섬의 주요 스폿들을 한 바퀴 도는 20.1km의 구간입니다.

전체 코스를 다 돌면 7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요. 전 구간 중 걷기 좋고 아름다운 구간만 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새바지항(대항 새바지)에서 시작해 희망정까지 올랐다 돌아오는 왕복 20분 정도의 코스를 추천합니다.

부산 도심에서 살짝만 벗어났을 뿐인데, 푸르른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가덕도의 매력인데요.

구디너프는 특히 이런 매력을 고스란히 담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층고가 높은 3층 건물과 루프탑, 야외 테라스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카페 전 공간에서 오션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깔끔한 화이트 톤의 배경에 따뜻한 느낌의 원목 테이블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예뻐 사진 찍기에도 좋습니다.

거대한 크기의 대포에 깜짝 놀라게 되는 이곳은 일제의 군사 시설이 있던 대항항 포진지 동굴입니다.

가덕도 대항동 일대는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군이 진지를 구축하고 주둔하던 곳

특히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대항항 해안 절벽 동굴의 요새에 화포를 배치하며 결사 항전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현재 민간에 공개가 되어서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서로 다른 주제를 담은 4개의 동굴을 천천히 관람할 수 있습니다.

‘부산’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대한민국 제2의 수도? 두 번째라는 숫자가 불편하다면 대한민국 해양수도 쯤으로 풀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가 먼저 떠올랐다면 그건 당신이 부산을 한 번도 찾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이라도 부산을 제대로 맛 봤다면 그가 품은 ‘특별한 무언가’를 눈치 챘을 테니까. 해양수도 말고도 그를 설명할 수식어는 차고 넘친다.

1904년, 조용한 어촌마을 가덕도 외양포에 일본군 사령부가 들어섰다. 그들은 원주민들을 쫓아내고 마을 전체를 병영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사라졌지만 포진지터와 군부대 흔적은 생채기처럼 또 아무렇지도 않게 마을에 남아있다.

섬나라 일본은 한반도를 탐냈다. 갖지 못한 뭍에 대한 열망 그리고 필요 때문이었으리라.

섬에서의 노곤한 생존을 떠올리면 침략과 수탈로 얼룩진 한반도의 역사가 조금은 이해하기 쉬워질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침략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왜구는 지독히도 한반도를 못살게 굴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반도 남쪽 지역의 피해가 컸다. 아예 섬을 비워버린 공도정책 역시 왜구들의 공이 혁혁하다.

한반도 전체를 초토화시킨 임진왜란과 더불어 남도의 섬들이 겪은 피해는 셀 수 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 중심에 부산이, 그리고 부산의 가덕도가 있다.

지도에서 가덕도를 찾아보면 위로는 진해만을 통해 뭍과 이어지고 아래로는 대한해협이 시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해협, 바다 어디쯤에선가 여전히 누군가의 눈물이 샘솟을 것 같은 물길. 위치만으로도 가덕도의 파란만장한 삶을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부산이 품은 가장 큰 섬, ‘가덕도(加德島)’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설명이다.

섬을 하나의 산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최고봉은 연대봉(烟臺峰·459m)이다.

이곳에서 진우도·대마등을 비롯한 모래사주와 함께 낙동강과 남해가 몸을 섞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진해와 김해 그리고 부산을 바라보며 뭍을 꿈꾸었기 때문일까.

부산 서남단 끝자락에 자리한 가덕도는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놓이면서 섬 아닌 섬으로 태어났다.

현대인들에게는 거가대교 덕분에 유명해진 셈. 물론 역사는 훨씬 오래 전부터 가덕도를 기록하고 있다.

서귀포 치유의 숲과 열 개의 테마길 제주만의 특별한 힐링

서귀포 치유의 숲과 열 개의 테마길 제주만의 특별한 힐링

서귀포 치유의 숲과 열 개의 테마길 제주만의 특별한 힐링

울주 천고 (天高)의 고장에서 사랑을 외치다

생태가 살아있는 힐링의 숲

자연 중에서도 특히 숲이 사람의 정신과 신체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빡빡한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친 현대인들이 요즘 선호하는 단어는 ‘힐링’이다.

어느 숲이나 우리의 심신을 맑게 해주지만, 특히 숲의 힐링 효과를 최대한 높여 조성한 것이 바로 ‘치유의 숲’이다.

치유의 숲은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그로 인해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한라산쪽으로 차를 타고 20여분 거리인 호근동에 오래전부터 화전민들이 살던 곳에 아름다운 치유의 숲을 조성해놓았다.

해발 320~760m에 위치한 서귀포 치유의 숲은 제주도내 유일한 치유의 숲으로 지난 2016년에 개장했다.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 등 다양한 식생의 식물들이 있으며 특히 피톤치드를 제일 많이 내뿜는다는

평균수령 60년 이상의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숲 곳곳에 많이 살고 있다.

치유의 숲 전체 면적은 174ha(약 53만평)나 되는 광활한 면적이고, 산책로 총길이는 약18km로 꽤 긴 숲길이다.

전체를 구석구석 다 걸어보려면 꽤 시간이 걸리고 숲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여러 번 나누어 탐방해도 좋겠다.

야자수 껍질로 만든 매트길과 흙길이 섞여있고 군데군데 쉼팡(쉬는 곳)도 많아 트레킹하기 좋은 숲길이다.

나무의 다양한 모습과 숲의 향기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을 우리에게 선사하는 곳이다.

숲은 총 11개의 길과 1개의 힐링센터로 이루어져 있다

치유의 숲 입구에서 시작해 숲 중앙에 있는 큰길이 약 1.9km의 ‘가멍오멍 숲길’이다.

이 길을 중심으로 치유 숲길들이 가베또롱, 벤조롱, 숨비소리, 오고생이, 쉬멍, 엄부랑, 산도록, 놀멍, 하늘바라기 등의 이름으로 조성되어 있다.

숲길의 이름과 곳곳에 있는 활동공간은 그 특색을 나타내는 제주어를 사용해 지어졌다.

예를 들면 ‘오고생이’는 ‘있는 그대로’라는 뜻의 제주어로 예로부터 활용된 돌길을 살려 만든 숲길이고,

‘산도록’은 ‘시원한’이라는 뜻으로 편백나무와 계곡을 끼고 있는 숲길이다.

숲 입구에 장애인, 노약자 등 보행약자도 즐길 수 있는 노고록 무장애나눔길도 약1km 정도 조성되어 있다.

숲길이 많고 특색이 다르게 조성되어 있으니 매표소에서 길 표시가 되어 있는 치유의 숲 안내도를 받아서 제주어로 된 길 이름의 뜻도 알아보고 가고 싶은 길을 골라보는 것이 좋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방문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자유롭게 숲을 돌아보는 일반탐방의 경우에도 사전예약을 하는 게 좋다.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들도 있다.

궤영숯굴보멍코스는 산림휴양해설사와 동행하여 숲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코스로 치유의 숲 기본 입장료 외에 추가비용이 없으며,

참가인원은 15명내이고 왕복 약 3시간이 소요되며 보통 1일 2회(10시~13시, 14시~17시) 운영한다.

울주 천고 (天高)의 고장에서 사랑을 외치다

울주 천고 (天高)의 고장에서 사랑을 외치다

울주 천고 (天高)의 고장에서 사랑을 외치다

영동 여행 산과 호수의 절경을 모두 만난다

울산광역시에서 자치군으로는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울주(蔚州).

본래 울산시 울주구였으나 울산시가 울산광역시로 승격하면서 울주구는 울주군이 됐다.

울산광역시 서남부에 자리한 울주는 그 크기만큼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해발 천 고지(1,000m)의 9개 고산 준봉

영남알프스와 감히 세월을 짐작할 수 없는 생명들이 남긴 천고(千古)의 암각화 유적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돌연 시간과 장소를 잊고 아득해지는 곳, 울주. 장쾌한 산과 평화로운 들판과 청량한 바다 등

그 어느 것도 빠뜨릴 수 없어 동분서주하는 울주로 올해가 가기 전 1박 2일 가족 여행을 떠났다.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는 복합문화공간 –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아이와 함께하는 울주 여행은 울주의 명산 영남알프스의 품에 아늑하게 안겨 있는 복합웰컴센터에서 시작한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경계에 솟은 해발 천 고지 9개 산을 일컫는다.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천왕산, 재약산, 고헌산, 운문산, 문복산이 해당하며 이 9개 산의

수려한 산세와 풍광이 마치 유럽의 알프스에 견줄만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복합웰컴센터는 사람과 자연을 이어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시설과 체험시설을 상시 제공한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는 산악문화관, 국제클라이밍장, 영상체험관, 번개맨 체험관, 알프스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산악문화관 1층

알프스시네마에서는 연중 다양한 영화를 편당 6천 원이라는 부담 없는 가격에 상영하고 산악문화관 2층 산악테마전시실에서는

영남알프스의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

하지만 복합웰컴센터에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번개맨 체험관’이다.

EBS <번개맨>을 주제로 만든 어린이 체험 테마시설로 크게 번개우주선, 번개미로, 번개열차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까지 왔으니 온 가족이 다 함께 번개미로의 세계에 흠뻑 빠져볼까? 준비됐으면 출발~ 온몸을 던져 구석구석에서 신나게 뛰놀며 즐기는 우리 아이.

어느새 이만큼 자란 걸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롯이 행복하다. 아빠와 엄마도, 아이와 덩달아 동심 속으로 풍덩 뛰어든다.

구르고 넘어지고 오르고 매달리고. 깊고 고요한 대자연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온 가족 모두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울 수 있다니!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정말 훌륭한 놀이터잖아? “너무 즐거웠어요, 다음에 또 올래요!”

돌은 기억한다 – 울산암각화박물관, 언양읍성

오후 여정은 국내 암각화 연구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해온 울산암각화박물관에서 이어간다.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위치한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인근의 국보 제285호인 대곡리 암각화(大谷里 岩刻畵)와 국보 제147호인 천전리

각석(川前里 刻石)을 소개하며 2008년 5월 30일 개관했다.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예로부터 ‘반구대(盤龜臺)’라 불렸는데 산의 모습이 마치 거북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반구대, 그리고 대곡천 계곡은 과거 수많은 공룡의 보금자리였다.

마침 울산암각화박물관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어린이날 선포 100주년’을 맞아 기념 특별기획전 <반구대 놀이터>를 진행 중이었다.

공룡과 화석과 동물의 표본은 물론, 구석기부터 청동기까지 고대의 조상들이 사용한 도구의 모형 등 아이에게 즐거움과 유익함을 동시에 선사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대곡리 암각화 및 천전리 각석과 관련된 상설 전시, 기획 전시, 문화 강좌, 교육문화 프로그램 등을 다채롭게 운영하고 있다.

영동 여행 산과 호수의 절경을 모두 만난다

영동 여행 산과 호수의 절경을 모두 만난다

영동 여행 산과 호수의 절경을 모두 만난다

살랑살랑 차 타고 봄 타러 국도35호선

월류봉은 ‘달이 머무르는 봉우리’라는 뜻으로, 절벽에 걸려 있는 달의 모습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높이 약 400m의 봉우리와 동서로 뻗은 능선에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깎아 세운 듯한 월류봉의 여덟 경승지를 한천팔경이라 부르는데, 우암 송시열 선생이 머물던 한천정사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한천팔경은 제1경인 월류봉을 비롯하여 사군봉, 냉천정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월류봉의 여러 모습을 지칭한 것입니다.

월류봉은 산 아래로 금강 상류의 한 줄기인 초강천이 흐르는데요.

강에 비친 달빛이 아름다워 자연 명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멋이 있는 월류봉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즐겨보세요.

영동군 향토유적 제1호인 강선대는 경치가 좋다고 알려진 양산팔경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이 있는데요. 푸른 하늘 아래 유유히 흐르는 금강 옆의 높은 바위에 있어 주변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물과 바위와 소나무가 삼합을 이룬 강선대는 멀리서 보면 주변 노송들과 어울려 우아하고 고상한 멋이 흐르는데요.

저녁 8시부터는 데크길을 따라 150개의 LED 조명이 켜져 야간 풍경도 아름다운 곳이니 저녁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또한 강선대 옆으로는 송호관광지와 금강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금강 둘레길도 있어 한적하게 산책도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노근리 평화공원

한국전쟁 시기에 발생했던 노근리 양민 학살사건으로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공원입니다.

조각 공원에서는 노근리 주민들의 당시 모습과 아픔을 다양한 조각상을 통해 느낄 수 있는데요.

조각상 뒤로 보이는 위령탑은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평화교를 건너 평화기원마당에 도착하면 휴식과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광장이 있는데요.

당시 영동의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이 있는 산책로를 거닐 수 있습니다. 중앙의 풀밭에서는 선선해진 날씨에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답니다.

공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쌍굴다리는 노근리 사건이 발생한 현장으로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이 된 시점부터 4일간, 후퇴하던 미군은 영동읍 주곡리, 임계리의 주민과 피난민을 이 굴다리 안에 모은 후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쌍굴다리의 벽면에는 흰색 원과 삼각형 모양으로 총탄을 표시해 노근리 사건을 더욱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옥계폭포는 가파른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약 20m에 이르며 수려한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이룹니다.

또한, 예부터 수많은 시인들이 모여 아름다움을 찬탄하는 글을 많이 남긴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중 조선시대의 뛰어난 음악가 난계 박연 선생이 즐겨 찾아 박연폭포라고 불리기도 하며 입구에는 박연 선생의 조형물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옥계폭포뿐만 아니라 매표소부터 옥계폭포까지 가는 길의 풍치도 감상하면서 오솔길을 걸으면 더욱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살랑살랑 차 타고 봄 타러 국도35호선

살랑살랑 차 타고 봄 타러 국도35호선

살랑살랑 차 타고 봄 타러 국도35호선

천상의 정원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안동 도산서원에서 태백 초입에 이르는 국도35호선 구간은 《미슐랭 그린 가이드》가 선택한 여행지다.

프랑스에서 창간한 《기드미슐랭》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여행 정보서다.

레스토랑 정보를 소개하는 《레드 가이드》와 여행 정보를 소개하는 《그린 가이드》로 나뉘는데,

《그린 가이드》가 일찌감치 이 길에 별 하나를 부여했다.

이 선택이 의미 있는 건 우리에게 익숙한 길의 풍경이, 살랑살랑 누군가에게는 낯설어 매력적인 여행지로 보였다는 사실이다.

꾸밈없는 아름다움은 내 것이라 쉬이 지나쳤으리라.

봄 역시 이 길의 좌우에서 산기슭을 따라 번진다.

그 가운데 봉화의 골은 또 한 번 깊고 그윽해서, 마치 계절의 전령이 숨겨둔 봄의 통로인 양하다.

낙동강과 황우산, 만리산, 청량산 등이 주거니 받거니 열어놓은 여로를 지나며 봄의 푸름을 실감케 한다.

샛길로 접어들어 사람과 마을을 만나노라면 잊고 지난 고향의 향취가 아지랑이처럼 코끝을 간질인다.

그 순간 겨우내 잊고 지낸 여행의 감성이 새순처럼 돋아난다.

그러니 이 길은 조금 더디게, 자주 멈춰 서서 구석구석 마주하며 지나는 것이 맞겠다.

느릿하게 누리며 남하할 요량이라면 사미정계곡 즈음에서 국도35호선으로 접어들 일이다.

호젓한 도로는 오른쪽으로 낙동강을 향하는 운곡천이 흐르고, 왼쪽으로 다정한 산골 풍경이 스친다.

그러다 운곡천에서 잠깐 멀어져 수수한 산길을 얼마간 오른다.

범바위전망대는 삼동리가 끝날 무렵 나타난다

길가 절벽 위 낮은 바위산은 조선 시대 선비 강영달이 선조의 묘소에 절하다가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길가 덱 곁 바위산에는 호랑이 모형 두 개가 전망대 위치를 알린다.

전망 덱은 발아래로 아득한 곳, 황우산 가장자리를 빙 둘러 흐르는 낙동강이 장관이다.

한반도를 닮았다는데, 꼭 그 비유가 아니어도 자연의 위엄을 느끼기 충분하다.

물길은 매호유원지를 돌아 운곡천이 합류하는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까지 유유히 흐른다.

범바위전망대에서 신비의도로를 지나면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이 나온다.

신비의도로는 오르막이 내리막처럼 보이는 착시가 특이하다.

이어진 길은 도천리까지 운곡천이 나란하고, 명호면사무소 인근에서 도천교를 건너자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이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 지류는 운곡천과 만나 본류를 이룬다. 공원은 합수머리에 위치한다.

공원 북쪽에서 강을 건너 남쪽 명호이나리출렁다리까지는 차에서 내려 짧은 산책 삼기에 적합하다.

이나리는 황우산 아래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는 나루를 뜻한다. 명호이나리출렁다리에서 두 물길이 만나는 모습이 선명하다.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부터 안동시 경계까지 줄곧 낙동강을 곁에 두고 달린다.

봉화의 산이 줄짓고, 관창1교와 관창2교가 낙동강 좌우를 넘나들어 봄날 드라이브의 상쾌함을 더한다.

예던길 선유교나 만리산전망대, 청량산 청량사 등에 들러 괜스레 가쁜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한다.

예던길은 ‘가다’ ‘다니다’를 뜻하는 옛말 ‘예다’에서 딴 이름이다.

퇴계 이황은 10대 시절 숙부에게 글을 배우기 위해 집과 청량산을 오갔는데, 그 걸음이 노년까지 이어졌다.

예던길은 그 자취를 좇아 만든 걷기 좋은 길이다. 봉화의 예던길은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에서 청량교 정도다.

그 중간 지점의 예던길 선유교는 백용담 소(沼) 위의 ‘신선이 노니는 다리’라는 의미다.

하류 쪽은 초록 물빛과 기암이 조화를 이뤄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만리산전망대는 오마교 건너 만리산 방면 샛길에 위치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국도35호선을 조망하기에 맞춤하다.

만리산 반대편은 봉화가 자랑하는 청량산이다. 아름답지만 험준해서 정상에 오르려면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청량사 정도는 다녀올 만하다. 국도35호선 봉화 구간은 이즈음에서 끝나지만, 안동시 도산면까지 드라이브를 연장해도 무방하다.

청량산을 그저 바라보고 싶다면 만리산전망대 지나 자리한 ‘오렌지꽃향기는바람에날리고’가 신의 한 수다.

펜션에서 운영하는 무인 카페로 청량산 ‘풍경 맛집’이다. 청량산은 산(山) 자를 닮았다는데, 카페 창가에서 주봉인 장인봉을 비롯한 세 봉우리가 또렷하다.

인생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자리다. 그저 멍하니 보기만 해도 산의 이름처럼 청량한 기운이 차오른다.

자판기에서 음료를 선택해 마시는 무인 방식으로 운영하지만, 운이 좋아 주인장 김두한 씨를 만나면 좀 더 풍성한 먹거리를 맛보고 청량산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다만 카페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국도35호선에서 벗어나 산길을 오르는데, 외길이라 교행 시 주의해야 한다.

천상의 정원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천상의 정원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천상의 정원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지리산 기슭 차밭과 섬진강 달빛에서 하동을 느끼다

대청호 품에 안긴 수생식물학습원은 대전이 아니라 옥천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로 나와 대청호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달리면 막다른 곳에 닿는다.

‘이런 곳에 뭐가 있나?’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불쑥 대청호가 보이고 수생식물학습원이 나타난다.

수생식물학습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떠오른 명소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언택트) 관광지’에 들어 널리 알려졌고, TV 방송을 타면서 옥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돌계단을 오르면 매표소가 있다.

학습원 홈페이지 에서 예약해야 입장이 가능하며, 쾌적한 환경을 위해 하루 입장객은 최대 240명으로 제한한다.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일요일에 쉰다. 입장료는 어른 6000원, 청소년 4000원(현장 결제)이다.

천상의 정원 주말에는 경쟁이 치열하니 예약을 서두르자

학습원으로 들어가려면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저절로 허리 숙여 인사하는 자세가 된다.

문을 나오면 ‘좁은 길’이 이어진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오솔길이다.

좁은 문과 좁은 길을 지나야 비로소 학습원의 카페 앞마당에 닿는다.

자연 앞에 겸손한 마음을 갖자는 주서택 원장의 뜻이 담겨 있다. 마침 정원을 돌보는 주 원장을 만났다.

오랫동안 목사로 활동한 주 원장은 이른 퇴임 후 꿈을 가꿀 공간을 찾아 대전과 옥천 일대를 헤맸다.

그러다 지금 이 자리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당시는 수풀에 덮인 폐허였지만, 대청호 바로 옆이라 꾸미면 괜찮은 정원이 탄생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학습원은 2009년에 문을 열었다. 초창기에는 도시인이 풍요로운 농촌을 누릴 수 있게 했고, 지금은 사색과 성찰을 추구하는 정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동선을 따라 둘러보시면 우리 정원을 잘 느낄 수 있어요. 곳곳에 수련이 많아요. 꽃도 보시고, 성찰의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 주 원장에게 꼭 봐야 할 것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니 돌아온 대답이다.

주 원장은 다시 일하러 가면서 “나는 정원지기예요. 손이 닿으면 정원, 손 놓으면 잡초밭이지요”라고 한다.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학습원을 둘러보는 동선은 카페 앞마당에서 시작한다.

카페를 중심으로 오른쪽에 ‘천상의 바람길’이 있고, 왼쪽에 전망대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등이 있다.

천상의 바람길 입구에 쌓인 검은 돌은 변성 퇴적암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높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발견된 돌인데, 마치 정원을 꾸미기 위해 배치한 듯 자연스럽다.

천상의 바람길로 들어가면 곧 대청호가 나타난다.

대청호를 향해 툭 튀어나온 지형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나무에 붙은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라는 말이 재밌다. 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전망 덱에서 드넓은 대청호가 한눈에 잡힌다.

대청호가 이렇게 잘 보이는 장소도 드물다. 돌 위에 뿌리를 내린 암송(岩松)이 제법 크다. 나무의 생명력이 경이롭다.

암송을 지나면 언덕에 오른다. 여기서 학습원이 한눈에 펼쳐진다. 건물이 3~4채 보이는데, 색이 다소 어둡다.

변성 퇴적암의 빛깔과 어울리게 건물을 지었다고 한다. 덕분에 자연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다시 만난 카페 앞마당에서 ‘전망대, 작은 교회당’ 이정표를 따른다. 다소 가파른 길을 오르면 ‘달과 별의 집’ 건물 앞에 닿는다.

전망대인 옥상으로 가려면 아찔한 철 계단을 올라야 한다. 위험해서 통제하는데, 평일에 사람이 없을 때는 관리소에 이야기하고 올라갈 수 있다.

탕탕 철 계단을 밟고 올라가자 학습원 전체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대청호를 거느리는 학습원이 그야말로 천혜의 장소에 자리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은 손바닥만 하다. 고개를 숙이고 안으로 들어가면 십자가가 놓여 있다. 십자가 옆에 헌금함이 보인다.

여기 모인 돈은 옥천군에 사는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한다. 3년 동안 모인 금액이 무려 50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교회당에서 내려오면 분재원과 실내 정원이다. 분재원 뒤쪽에 둘레길이 있는데, 길이 다소 험하니 생략해도 괜찮다.

카페 뒤편에 수련이 가득한 연못이 있다. 오전에 피운 꽃은 오후가 되자 안 보인다. 꽃을 오므리고 잠들었다.

물 수(水)가 아니라 잠잘 수(睡)를 쓰는 수련은 가을까지 꽃이 피고 지며, 뿌리가 물을 정화한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학습원 구경을 마무리한다.

군북면에 들어앉은 청풍정은 옥천의 숨은 명소다.

아담한 정자에 오르면 대청호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청풍정에는 갑신정변을 주도한 김옥균과 기생 명월의 러브 스토리가 내려온다. 정변에 실패한 김옥균은 명월과 함께 청풍정에 은거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명월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

유서에는 ‘함께 지내 좋았지만, 선생 앞길을 막는 것 같아 떠난다’는 구절이 있었다고. 정인을 두고 떠난 명월의 마음이 애달프다.

옥천이 자랑하는 장령산자연휴양림 야영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금천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꿀잠을 잤다.

휴양림은 계곡 주변으로 숙소와 야영장이 자리해 쾌적하다. 최고 명소는 치유의숲에 마련한 산책로다.

장령길, 소원길 등 산책로가 깊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이른 아침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1시간쯤 걸으니 몸속 노폐물이 사라진 느낌이다. 몸이 가볍고 얼굴에 생기가 돈다.

지리산 기슭 차밭과 섬진강 달빛에서 하동을 느끼다

지리산 기슭 차밭과 섬진강 달빛에서 하동을 느끼다

지리산 기슭 차밭과 섬진강 달빛에서 하동을 느끼다

미조항에서 물건항까지 이어지는 낭만의 드라이브 여행

하동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가 있다. 야생 차밭과 섬진강이다.

느림의 미학을 담은 차밭과 섬진강은 발도장만 쿡 찍고 가는 여행지가 아니다.

머물며 천천히 음미해야 그 진가를 비로소 알 수 있는 곳이다.

하동 사람이 된 듯 낮에는 차밭에 자리 깔고 앉아 차를 우려 마시고 밤에는 섬진강 변에서 강바람에 일렁이는 달빛을 감상한다.

현지인처럼 살아보며 느끼는 ‘생활관광’의 ‘찐’ 매력을 하동에서 만끽할 수 있다.

차밭에서 나만의 티타임, 하동 차마실

하동은 명실 공히 우리나라 차(茶)의 본고장이다.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때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나무 씨앗을 지리산 일대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이를 인증하는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가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에 있다.

이곳에는 지금도 야생 차밭이 건재하다

차밭은 지리산 자락, 섬진강 지류인 화개천을 따라 모여 있는데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일교차가 커서 차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커피가 대세인 시대라지만 하동에서는 여전히 차가 대접받는다.

차의 본고장답게 어디를 가든 차를 내준다.

이곳에서 차는 일상이자 하나의 문화다. 대를 이어 차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고 그만큼 차 문화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러니 하동에 머문다면 커피 대신 차를 마셔볼 일이다. 찻집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차밭에서 차 한 잔을 음미하면 어떨까.

하동에는 소규모 개인 다원이 많다.

어떤 차밭에서 어떤 차를 마셔야 할지 고민된다면 현지인이 운영하는 생활관광 프로그램 ‘하동 차마실’을 이용하자.

개별 프로그램을 사전 신청하면 키트를 제공하는 다원을 알려준다.

해당 다원으로 찾아가서 키트를 받으면 된다. 키트는 소풍 바구니, 다구, 차, 다식, 돗자리, 보온병 등으로 구성된다.

차 마시며 읽기 좋은 <하동에서 차 한잔 할까?> 책자도 들어 있다. 구성이 꽤 알차다.

현지인(차 농가인)이 어디에 가서 차를 마시면 좋을지 장소도 안내해 준다.

정금차밭, 쌍계사 차나무 시배지 등 풍광 좋은 장소로 인도하되 개인 사유지로 등록된 차밭이 아니면 어디든 가도 된다.

또한 가능한 한 다른 이용객과 겹치지 않도록 분산시킨다.

차밭만이 아니라 동정호 같은 호숫가나 섬진강 변으로 가도 된다.

하동 차마실 키트만 있으면 그 어느 곳도 나만의 다원이 될 수 있다.

풍광 좋기로 유명한 정금다원이 오늘의 목적지다. 차밭 위쪽에 정자가 마련되어 있다.

정자에 오르면 눈부신 초록빛 세상이 펼쳐진다.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 지류에 안긴 차밭이 평화롭다.

하동의 차밭 풍경은 보성이나 제주에서 보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작은 개인 다원이 하나둘 조각을 맞추듯 풍경을 완성하는 하동의 차밭 풍경은 자연 그 자체다.

차나무가 반듯하게 정렬, 정돈된 대규모 차밭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의 감성이 있다.

밭 어느 자락에 돗자리를 깔고 다기를 정돈한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덖음 기술이 돋보인다는 하동 찻잎을 다관에 넣고 또르르 물을 붓는다.

찻잎이 머금은 향이 물에 스며들 시간을 준다. 찻잔에 차를 따라 한 모금 호로록 마신다.

차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맛있다. 눈앞에 펼쳐진 경이로운 풍경 때문인지,

주위를 감싼 싱그러운 차밭의 기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 순간 이곳에선 차가 참 맛있다.

미조항에서 물건항까지 이어지는 낭만의 드라이브 여행

미조항에서 물건항까지 이어지는 낭만의 드라이브 여행

미조항에서 물건항까지 이어지는 낭만의 드라이브 여행

전통시장도 뜰 수 있는거쥬? 예산시장이 보여준 뉴트로의 맛

D. H. 로렌스는 《바다와 사르디니아》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누구나 이동의 절대적 필요성을 느낀다.

그것도 특정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필요성을.” 이 문장을 보자마자 왜 해마다 봄이면 서쪽도, 동쪽도, 북쪽도 아닌 ‘남쪽’이 그토록 떠올랐는지 알 것 같았다.

볕이 좋고, 산의 초목이 산뜻하며, 꽃이 가장 먼저 피는 남쪽.

하지만 남쪽으로 간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이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근원적 충동이 있다.

말하자면 ‘끝’이라는 느낌, 더 갈 곳이 없기에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 같은 것.

그중 남해(南海)는 이름부터 상징성이 있다

남해는 ‘우리나라 남쪽 바다’를 통틀어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해(sea)의 남해(island)라니, 얼마나 특별한가.

비슷한 예로 동해(東海)가 있다. 그러나 강원도 동해시는 비교적 최근이라 할 수 있는 1980년에 새로 붙인 행정구역 명칭이고,

경남 남해군은 무려 1200여 년 전 신라 경덕왕이 지은 지명이니 이 땅에 흐른 세월을 짐작하면 그저 아득하다.

남해는 경남 남서부에 자리한 섬이다. 크게 남해도와 창선도로 구성된다. “남해가 섬이라고?” 하며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남해는 섬이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 다만 1973년 하동군 금남면과 남해군 설천면을 연결하는 남해대교가,

2003년 사천시 대방동과 남해군 창선면을 연결하는 삼천포대교가 놓이면서 남해는 두 발로 이동하는 육지가 됐다.

특히 남해대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로, 개통한 지 50년이 된 지금도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차를 타고 건너온 남해. 4월의 봄빛 찬연한 남해를 드라이브하며 여행한다.

한 마리 나비를 닮은 남해를 제대로 돌아보려면 왼쪽 위 날개에 해당하는 설천면에서 출발해 남쪽과 동쪽으로 이어지는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오른쪽 위 날개에 해당하는 창선면에서 마무리하고 창선·삼천포대교로 빠질 것을 추천한다.

이 길은 100km가 넘는 남해군 일주도로로 바다와 해변, 산, 숲, 문화 명소 등을 두루 지나기에 남해 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다.

그중 2010년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에 오른 물미해안도로는 남해가 자랑하는 약 15km 드라이브 코스로,

일부 가파른 암벽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와 굽이진 길을 지나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섬이 인상적이다.

‘물건리와 미조리를 잇는 도로’라는 의미에서 첫 글자를 따 물미해안도로라고 하는데, 물건리나 미조리 어느 쪽에서 출발해도 좋다.

초전몽돌해변과 항도몽돌해변,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등 스치고 만나는 곳이 드라이브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물미해안도로를 일주하기 위해 남해군 최남단의 미조항에 도착했다.

‘미륵이 도운 마을’ 미조리에 있는 이곳은 풍광이 아름답고 어장이 비옥하기로 유명해 봄에는 멸치잡이로, 가을에는 갈치잡이로 낚시꾼이 문전성시다.

이를 증명하듯 미조항음식특구에는 멸치갈치세트를 대표 먹거리로 내세운 식당이 여러 곳이다.

항구 인근에 해풍을 막기 위해 조성한 남해 미조리 상록수림(천연기념물)이 있고, 등대와 방파제까지 해상산책로를 마련했다.

미조면 송정리의 초전몽돌해변은 미조항에서 빠져나와 물미해안도로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국도3호선 초입에 자리한다.

캠핑장이 있는 초전마을은 여름이면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으로 붐빈다. 초봄의 해변은 고요하고 정갈하며 평화롭다.

파도 한 점 없이 거울처럼 잔잔한 바다에서 유리알처럼 빛나는 몽돌이 눈에 띈다.

몽돌은 파도와 해류, 바람 등의 영향으로 닳고 닳아 동글동글해진 돌을 말한다. 촉감이 보드랍고 따뜻해서 어루만지는 것만으로 각별한 체험이다.

몽돌을 만나는 또 다른 장소가 지척에 있으니 항도몽돌해변

바닷가 선착장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긴 방파제가 놓였고 방파제로 가는 길목에 커다란 갯바위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남해의 어떤 비경보다 은밀하다.

몽돌을 기념 삼아 집으로 가져가는 관광객이 많다고 한다. 몽돌의 아름다움이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도 전해지도록 마음을 모으자.

남해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구석구석에 다양한 명소가 있어 5분이 멀다 하고 차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드라이브 여행이니 차를 타고 시원하게 달려본다. 한낮의 바다 위로 윤슬이 부서진다.

바다는 떨어질 듯 위태롭게 다가오기도 하고 저 아래로 멀어지기도 한다.

품에 안을 듯 소박하게 느껴지다가 태평양처럼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곳이 어디든 늘 눈 닿는 곳에서 반짝인다.

물미해안도로 드라이브 여행의 마무리는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에서 장식한다.

물건항 방조제가 바라보이는 약 1.5km 물건해변을 따라 펼쳐진 폭 30m 방대한 숲이다.

태풍과 해일, 밀물 등 염해에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그마치 300여 년 전, 이곳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조성했다.

팽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등 낙엽활엽수 40여 종과 상록수인 후박나무 등 2000여 그루를 심었으나, 현재는 나목만이 그윽하다.

전통시장도 뜰 수 있는거쥬? 예산시장이 보여준 뉴트로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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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광주 송정역시장

아름다운 자연과 소중한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슬로시티 예산.

핫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던 이곳이 최근 뉴트로 먹방 여행의 성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느린 도시의 반격, 그 발판을 마련한 건 놀랍게도 소외된 전통시장이었다.

전통시장도 예산시장은 매달 5일과 0일에 장이 서는 군내 최대 규모 상설시장이다.

장날이면 장바구니를 부딪치며 걷는 사람들과 오가는 흥정 소리에 일대가 떠들썩해졌다.

천안, 보령, 홍성 등 주변 지역 주민들도 좋은 물건을 찾아 일부러 찾아오곤 했다. 4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00여 개 점포 중 절반이 폐업했거나 간헐적으로 문을 연다.

이촌향도의 영향으로 도시가 축소되면서 소멸 위기에 처한 것이다.

침체된 예산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다.

예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공간을 살리고자 예산군과 함께 시장 내 빈 점포를 맛집으로 채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상인들을 설득하여 컨설팅을 지원하고, 건물을 보수하는 고된 작업이 3년 동안 이어졌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23년 1월 9일 개장 이후 한 달 만에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구도심 지역 상생 프로젝트의 선진모델로 급부상했다.

예산군이 인구 7만 명의 소도시라는 점과 시장 리모델링 전 일 평균 방문객이 약 30명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백종원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한 예산시장 맛집은 신광정육점(삼겹살, 뒷고기 모둠, 도래창, 돼지토시살) 금오바베큐(닭구이) 선봉국수(진한멸치국수, 파기름비빔국수)

시장닭볶음(꽈리고추닭볶음) 어서와U(아메리카노, 예플스윗티) 구구통닭(프라이드 치킨, 닭강정) 또복이네 (제육볶음, 닭발, 오징어볶음) 대흥상회(먹태구이, 쥐포구이)

예터칼국수(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마라칼국수)시장중국집(짜장, 짬뽕, 탕수육) 불판빌려주는집(불판, 야채, 주류, 음료) 고려떡집(고기떡) 총 12개소다.

예산군청은 연말까지 4개소를 추가 오픈하고, 지속적으로 맛집을 늘리겠다는 계획

<백종원의 골목식당> 대전 청년구단 편에서 이름을 알린 박유덕 사장의 막걸리 양조장도 예산시장 골목 안에 있다.

대표 상품인 예산 쌀로 만든 ‘골목 막걸리’는 1인당 구매 개수가 제한되어 있는데도 출고 두어 시간 만에 동이 날 만큼 인기가 높다.

만약 남은 막걸리를 발견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구매하자. 적당한 탄산감과 단맛이 입맛을 북돋워 줄 것이다.

인기 있는 전통시장이 생겼다는 건 기쁜 소식이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눈치게임 실패’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평일과 주말 모두 개장 시간인 11시부터 14시, 저녁 시간인 16시부터 19시까지는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하다.

그 때문에 식사 시간에 음식점이 재료소진으로 강제 휴식을 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다.

14시부터 16시까지는 그나마 한가하므로 맛집 도장깨기에 관심이 없다면 차라리 이 시간을 노리는 것이 낫다.

무엇을 먹을지 정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이다.

주요 맛집이 장옥을 중심으로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어 동선 자체는 짧은 편이나, 타일과 목재를 활용한 레트로 인테리어와 벽화 등 볼거리가 많아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고 싶은 메뉴를 정한 뒤엔 장옥의 ‘빈자리’를 찾는 매의 눈과 ‘곧 빌 자리’를 구분하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직원이 나서서 대기자 명단을 받아 주면 좋겠지만, 아직은 스스로 빈자리를 찾고 형광 조끼를 입은 직원에게 테이블 정리를 요청해야 한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식당의 업무 시스템이 그나마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한 집당 메뉴가 2~3개로 적고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기 때문에 음식 나오는 속도가 빠르다.

음식이 나왔다는 소식도 알림톡으로 발송되니 번잡하게 가게 앞에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음식을 먹은 후에는 해당 음식점으로 식기를 돌려주면 된다.

예산시장에서 꼭 먹어야 할 추천 음식으로는 파기름비빔국수(선봉국수), 꽈리고추닭볶음(시장닭볶음),

예플스윗티(어서와U), 삼겹살(신광정육점)이 꼽힌다. 주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이거나 예산의 특산물과 관련이 있는 음식들이다.

특히 삼겹살은 200g에 4,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국내산 생고기인데도 불판을 빌리고 상차림을 주문해도 일반적인 식당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오히려 이득을 보는 셈. 현장에서 먹는 데 실패했다면 고기만 따로 포장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광주 송정역시장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광주 송정역시장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오는 광주 송정역시장

예당호 느린호수길 느림의 미학을 따라 걷는다

여느 시장과 다르게 시장 이름 앞에 숫자가 붙어있다. 짐작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숫자는 연도 표기이고 이 곳 시장이 처음 문을 연 때를 나타낸다.

1913년에 ‘매일 송정역전 시장’이 시작됐고 100여 년이 훌쩍 넘은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서 이름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꿨고, 누적된 시간만큼 탐방객들에게 다양한 추억을 선사하는 곳이다.

송정역 시장 골목의 바닥에는 건물 연도가 쓰여져 있으며 이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에 있는 건물의 완공 연도를 표시한 것으로 오랜 역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오랜 시간동안 이곳을 지켜온 여러 상점들의 간판 글씨, 가게 형태, 가게 색상 중 하나는 꼭 남겨두었으며

옛 정취를 살리자는 취지로 건물 자체의 리모델링은 최소화하고 간판 디자인은 상인들의 추억을 담아 제작하였다고 한다.

<1913송정역시장>은 옛 것을 바꾸고 새로 만들기 위한 변화가 아니라 옛 모습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되살리기 위한 변화를 시도한 곳으로,

신(新)•구(舊)가 조화로운 작은 시장의 모습을 보기 위해 광주에 가면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필수여행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요즘 떠오르는 여행 사진찍기 좋은 곳들 중 레트로 분위기의 탐방지가 꽤 많다. 일종의 유행이라고나 할까.

이 곳 송정역시장도 젊은 세대들이 보지 못했던 소품과 분위기가 이곳저곳에 꽤 살아있다.

젋음을 느낄수있는 곳

그렇다고 지저분하고 남루한 느낌의 시장이 아니다. 옛 모습들이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되고,

또 젊고 새로운 가게들이 내력있는 가게들과 섞여있기에 묘한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사진찍기 좋은 여행지를 찾았지만 아무래도 여긴 시장이다.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필자는 1913송정역시장에 지금까지 세 번 탐방했다.

갈 때마다 간식과 주식을 사먹었고 호평할만한 집이 많지만 세 곳만 소개한다. 먼저, 광주송정역쪽 북쪽 입구에서 시장에 들어오자마자 왼쪽에 보이는 영명국밥이다.

부모님의 부식가게 시절부터 이어오던 가게이름을 국밥집에서 이어가고 있는 곳으로 닭발과 채소들을 이용해 냈다는 국물맛이 깊고 깔끔한 집이다.

전국 여느 국밥 명소들에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음은 또아식빵이다. 밤식빵, 초코식빵 등 여러 속재료가 들어간 식빵들이 유혹한다.

하루에 여러 번 따끈한 빵을 구워내는 집으로 시간 맞춰 가면 갓 구워낸 최고의 빵을 맛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접 만든 양갱을 파는 갱소년이다.

망고, 파인애플, 딸기, 키위 등 다양한 과일 양갱과 흑임자, 밤 양갱도 있으며 설탕을 아예 넣지 않고 꿀만 조금 넣어 만든 생양갱도 있다.

이 집에서 파는 모든 양갱이 여느 양갱보다 덜 달고 재료 본연의 맛이 난다. 건강한 디저트를 만들고자 한다는 주인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집이다.

기본적으로 시장이라는 야외 공간을 돌아다니기에 안심여행지로 딱 좋다. 먹거리들도 포장해서 가져 갈 수 있는 간식거리들이 많아 더 안심이다.

여느 곳에 가면 가게 사진을 찍어도 되나 망설일 때가 많지만 이곳은 레트로 분위기를 되살린 것을 표방하기에 가게 배경으로 사진찍는데 제약을 두지 않는다.

다만 가게의 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사진에 열정을 두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