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통도사 서운암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장익는마을 구수한 우리 콩 이야기

통도사는 국지대찰이자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하나인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로, 서운암은 이러한 유서깊은 사찰의 한 암자이다.

서운암 주변 5만 여평 야산에는 무려 100여 종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야생화 군락지’ 이다.

서운암은 이를 시민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 중이며, 매년 들꽃축제(제16회째), 문학인축제(제7회째), 천연염색축제(제6회째) 등 다채로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통도사는 19개에 달하는 암자가 있으며, 모두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암자의 규모가 큰 편이라 모든 암자를 둘러보기 보다는 암자를 선별해 몇 차례로 나눠 둘러보는 것이 좋다.

천년고찰과 자연을 품은 야생화

통도사는 국지대찰이자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하나인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로, 서운암은 이러한 유서깊은 사찰의 한 암자이다.

통도사의 말사인 서운암은 전통 약된장, 천연염색, 도자삼천불과 장경각 등이 유명하며

특히 서운암 쪽염은 통도사를 중심으로 계승되어 온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천연염색 방법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문화강좌를 통해 대중화에 기여했다.

근래에는 잊혀져 가는 야생화를 알리기 위하여 서운암 주변 5만 여평 야산에 100여 종의 야생화 수 만 송이를 심어 ‘야생화 군락지’를 조성하여, 시민의 자연학습장으로 활용 중이다.

또한 매년 들꽃축제(제16회째), 문학인축제(제7회째), 천연염색축제(제6회째) 등 다채로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통도사는 국지대찰이자 우리나라 3보 사찰 중 하나인 불보종찰로 꼽히는 명찰로, 신라 27대 선덕여왕 15년(646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통도사는 사찰 그자체로서 역사적 가치를 가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찰 중 가장 많은 44종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국보 제290호인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을 비롯한 813점의 문화재가 보관되고 있으며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물 또한 통도사내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우리민족의 역사적, 문화적 향토 발자취를 탐구하기 위한 불교문화 탐방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통도사 서운암 내 야생화 군락지는 매년 들꽃축제로서 이미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2017년 제16회를 맞이하고 있다.

서운암 주변 5,000여 평에 금낭화, 할미꽃, 미발톱 등 야생화를 식재하여 매년 4월경에 개최하며, 시화전

들꽃사진전 등 각종 문화공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전국문학인꽃축제도 들꽃축제와 함께 펼쳐진다.

수련 (Nymphaea tetragona)

수중식물로 땅속줄기에서 많은 잎자루가 자라서 물 위에서 잎을 편다. 꽃은 긴 꽃자루 끝에 1개씩 달린다.

개화기 : 5~9월

능소화 (Campsis grandiflora)

능소화는 낙엽성 덩굴식물로 가지 길이가 10m에 달하며, 꽃은 지름이 6~8cm로 황홍색이다.

개화기 : 8~9월

홍매화 (Prunus glandulosa)

양성꽃으로 꽃이 잎과 같이 피며 적색으로 만첩이며, 열매는 적색 핵과로 6~8월에 성숙한다.

개화기 : 4~5월

흰매화 (Prunus mume)

만첩흰매실화라고도 하며 나무의 높이 약 5m이다. 꽃은 겹꽃으로서 흰색으로 핀다.

개화기 : 3~4월

장익는마을 구수한 우리 콩 이야기

장익는마을 구수한 우리 콩 이야기

장익는마을 구수한 우리 콩 이야기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화려한 캠핑의 시작

20년 세월이 녹아든 장 이야기, 장익는마을

한식에서 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대다수 음식에 장을 사용하거나, 장 하나로도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우리네 밥상이다.

보통 말하는 장은 간장이고, 그와 함께 된장, 고추장, 막장, 집장 등 다양한 종류를 통틀어 장 종류에 속한다.

삼국사기에 장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들어 먹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예전에는 집집이 장을 담가 먹었고

장맛으로 그 집 안주인의 음식 솜씨를 판단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장맛으로 길흉을 점칠 정도로 장과 장독대는 귀하게 다뤘다.

집마다 사연이 다르니 장맛 또한 같지 않을 터, 장익는마을의 20년 장맛에도 사연이 있다.

생계가 어려워 친지가 있는 대강면 방곡리에 터를 잡은 것이 이곳 장맛의 시작이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데 여자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자식 셋은 어미만 쳐다보았다.

그때 할머니와 어머니 옆에서 거들며 자연스레 방법을 익혀, 메주를 만들어 팔아보자고 다짐했다.

처음 메주를 만들 때는 마당에 가마솥 하나 걸어둔 것이 전부여서 모든 과정을 손으로 했다.

세월이 흘러 메주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장을 담그고, 마당에 1000개 넘는 항아리가 자리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1대 주인은 장성한 아들과 며느리에게 넘겨주고, 틈틈이 마당에 나와 항아리를 쓰다듬는다.

1000여 개 항아리 풍경 속 장 담그기

장의 기본 재료인 메주는 콩으로 만든다. 공장 앞 너른 들판이 모두 콩밭이다.

마을 주민이 키우는 콩도 이곳에서 소비된다. 장익는마을의 장맛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다가 마을 경제까지 도움을 주는 셈이다.

가을이 되면 콩을 수확한다. 낫으로 자른 콩 줄기는 그대로 밭에 두어 바싹 말렸다가 타작한다. 1년 내내 만드는 장의 가장 중요한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이곳의 장이 특별한 까닭은 코앞에서 키운 우리 콩을 사용하고, 화학 재료 전혀 없이 메주를 만들며, 전통 방식으로 항아리에 담가 장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사업을 확장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기계로 콩을 삶고 메주를 만들지만, 메주를 띄우는 숙성실과 발효실, 장을 담그는 항아리는 여전히 사용하며 전통의 맛을 유지한다.

이곳에서는 고추장, 된장, 간장, 쌈장 등을 만드는데, 이듬해 상품화하기 위해 준비하는 장이 하나 더 있다.

입춘을 전후해서 입맛을 돋우기 위해 먹던 담북장이다. 집집이 장을 담가 먹던 시절에는 봄이면 지난해 장이 동나곤 했다.

그때 속성으로 만들어 먹은 별미 장을 담북장이라 한다.

담북장은 주먹만 하게 만든 메주를 3일 정도 햇볕에 말린 다음 찧어서 소금물로 버무리고, 다진 마늘과 파, 고추 등을 넣어 열흘 정도 숙성시켜 먹는다.

작은 메주가 앙증맞고, 담근 장을 빨리 먹을 수 있어 체험자에게 인기가 좋다고. 담북장 담그기는 특별 체험으로 별도 문의를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시기에 따라 진행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추장이나 된장 담그기 프로그램은 인원수와 상황에 따라 체험 장소가 달라진다.

시골밥상 식사와 함께 장 만들기를 하고 싶은 20명 이상 단체는 마을 기업으로 운영하는 방곡도깨비마을에서 체험을 진행한다.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화려한 캠핑의 시작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화려한 캠핑의 시작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화려한 캠핑의 시작

네이버 도서관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자리한 휴빌리지캠핑장은 우리나라 사설 캠핑장 중 글램핑이라는 개념을 가장 완벽하게 도입하고 있는 캠핑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글램핑이 도대체 뭐기에 너도나도 글램핑, 글램핑 할까.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칠 줄을 모른다. 재빠르게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양도 제법이다.

캠퍼들에게 비는 그다지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물론 우중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없지는 않지만, 초보 캠퍼들에게 비는 분명 부담스러운 존재다.

텐트를 치고 걷는 것, 그리고 철수 후 장비 정돈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램핑이라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장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장비뿐 아니다. 저녁에는 먹음직스러운 바비큐, 아침에는 가벼운 토스트까지 서비스 받을 수 있으니 정말 몸만 가면 그만이다.

휴빌리지캠핑장은 이동갈비로 유명한 포천시 이동면에 자리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달려 백운계곡에서 흘러내린 자그마한 개울을 지나면 휴빌리지캠핑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약 11만 ㎡에 이르는 캠핑장은 일반 캠퍼를 위한 공간과 글램핑을 위한 글램핑존으로 나뉘어 있다. 캠핑장 입구 관리동과 마주하고 있는 곳이 글램핑존이다.

글램핑존에는 15동의 글램핑 하우스가 마련돼 있으며, 26개에 이르는 일반 캠핑 사이트가 글램핑존을 감싸듯이 자리해 있다.

휴빌리지캠핑장에서 시선을 끄는 건 단연 글램핑 하우스다.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는 의미의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야영을 의미하는 ‘캠핑(camping)’의 합성어.

말 그대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캠핑을 가리킨다.

유럽에서는 글램핑 리조트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은 캠핑 아이템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글램핑과 대여 텐트가 혼용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텐트와 장비를 설치해두고 글램핑이라 부르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휴빌리지캠핑장의 글램핑 하우스는 자체 제작한 텐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모습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단 외관은 둥글둥글 원형으로 이뤄진 기존 텐트와 달리 복잡하지 않은 간결한 직선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산뜻한 모습이다.

거기에 전체를 베이지색 천으로 덮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 천 역시 상시 설치해둬야 하는 글램핑의 특성을 고려해 자체 제작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외관만큼 실내 공간도 여유롭다.

우선 가로 4.5m, 세로 7.2m의 글램핑 하우스 내부는 거실과 침실로 나뉘는데, 그 모습은 일반 거실형 텐트에 이너룸을 설치한 것과 흡사하다.

다만 길게 늘어뜨린 침실 출입구의 디자인처럼 구석구석 글램핑의 느낌을 살려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것이 눈에 띈다.

간혹 춥지 않을까, 덥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외벽을 감싸는 천과 침실을 구성하는 천 사이에 여유 공간이 에어쿠션 역할을 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또 통풍을 위해 앞뒤 좌우로 창을 냈다. 거기에 겨울에는 난로, 여름에는 이동식 에어컨을 제공한다. 이 정도면 추위와 더위를 고민할 필요가 없지 싶다.

네이버 도서관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네이버 도서관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네이버 도서관 &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경주 추억의 달동네

최첨단 시대일수록 아날로그적 감성에 이끌리는 것일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전용 단말기로 전자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종이책이 주는 따스한 느낌은 대신할 수 없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를 읽는 차원을 넘어 종이의 감촉을 느끼고, 책장을 넘기고, 책의 두께를 가늠하고

종이 냄새를 맡는 등 다양한 요소가 하나로 종합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잠시 꺼두고 책을 펼치는 것이 때로는 기분 좋은 휴식이 되기도 한다.

새롭게 등장한 도서관 두 곳이 반가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두 도서관 모두 디자인과 인테리어가 빼어나고

소장 도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희귀본이라고 하니 더욱 기쁜 일이다.

네이버 도서관은 성남시 정자동에 자리한 네이버 사옥 안에 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오른쪽이 도서관이다. 왼쪽은 좀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각종 잡지들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로 꾸몄다.

도서관은 신분증을 소지해야만 입장이 가능하고 음식물 반입은 금지된다.

대신 북카페는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향기로운 커피와 함께 여유로운 독서가 가능하다.

네이버 도서관은 IT(정보통신기술)와 디자인 전문 도서관으로 2010년에 개관했다.

지난여름 잠시 문을 닫았다가 내부 구성과 도서를 정비해 11월 초에 다시 문을 열었다.

많은 지식과 정보가 디지털화하는 시대이자, 그런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터넷 기업의 선두주자 네이버가 종이책을 위한 도서관을 세웠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 노하우나 즐거움을 나누는 온라인 공간 ‘네이버’와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이 담긴

‘책’이 서로 닮았다는 점에 착안해 사옥 로비 전체를 도서관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도서관 1층은 안내데스크, 로커, 신간도서, 디자인, 건축/인테리어, 소규모/독립출판 코너로 이루어졌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디자인 코너는 예술, 일러스트, 그래픽, 산업디자인/UX로 세분된다.

책장을 ㄷ자, ㅁ자, ㅡ자 등으로 배치해 마치 책으로 된 숲에 들어선 느낌이다.

책장 사이로 꺾어진 길이 마치 오솔길처럼 구불구불하다. 책장 위에 초록색 식물이 자라는 화분을 올려 실제로 싱그러운 향기가 난다.

디자인 서적은 국내 최대 수준을 자랑하는데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거나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전 세계 주요 디자인 서적을 모아두었다고.

잡지들은 대부분 북카페에 있지만 디자인 관련 잡지는 디자인 코너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표지가 보이도록 비치해 원하는 잡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는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문 북 큐레이터와 함께 전 세계를 대상으로 디자인 관련 희귀본과 주요 도서 등 1만 1,500여 권을 선정했다고.

무엇보다 속도와 효율성이 지배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단순히 반응만 하지 말고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갖자”며,

“가장 오래되었지만 가장 생명력이 강한 책에서 아날로그적인 몰입과 새로운 영감을 얻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현대카드의 철학이 마음에 와 닿는다.

경주 추억의 달동네

경주 추억의 달동네

경주 추억의 달동네

고성 해파랑길 걷고 물회와 막국수로 더위를 날리다

공중전화, 연탄, 못난이인형, 청재킷 등 아련한 기억을 더듬어가면 어느새 학창 시절 친구 얼굴이 떠오르고, 가슴앓이했던 첫사랑은 어디서 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경주 추억의 달동네는 1970~80년대 어느 골목으로 우리를 훌쩍 데려다놓는다.

찬바람이 불어도 마음에 연탄 한 장 들여놓은 것처럼 훈훈한 그 시절로 아날로그 여행을 떠나본다.

쫀드기 굽고 달고나 녹이며 추억여행 시작

경주가 달라지고 있다. 천년의 역사와 넘쳐나는 문화재를 더듬는 무거운 여행은 잠시 잊어도 좋다.

보문단지에서 불국사로 향하다 보면 추억의 달동네가 자리잡고 있다.

토함산 자락을 따라 그 옛날 어려운 시절의 동네 풍경을 꾸며놓았다.

점빵, 전파사, 국밥집, 복덕방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1970~80년대 드라마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추운 날씨에도 매표소 앞에는 줄이 길다. 입구로 들어서면 달고나와 추억의 과자를 파는 가게가 가장 먼저 반긴다.

연탄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 손에 국자가 하나씩 들려 있다.

엄마를 따라 국자에 설탕을 녹이는 아이들은 재미에 푹 빠졌고, 딸과 함께 온 할아버지는 처음 해본다며 어색해 하면서도 연신 웃는 얼굴이다.

옛날 과자를 파는 가게 안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난로 위에 쫀드기를 구워 먹는 사람도 있고,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을 발견하고 즐겁게 지갑을 여는 사람도 있다.

1970년대 집집마다 TV 위에 흔히 놓여 있던 못난이인형이 진열대 가운데를 차지했다.

사람들은 작은 바구니에 불량식품이라 불리던 과자들을 잔뜩 골라 담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추억의 뺑뺑이가 돌아가자 화살이 힘껏 날아가고 아이 손에는 라면땅 2개가 돌아온다.

말타기, 교복 입기, 고무줄놀이까지 꽉 찬 골목

경주가 달라지고 있다. 천년의 역사와 넘쳐나는 문화재를 더듬는 무거운 여행은 잠시 잊어도 좋다.

보문단지에서 불국사로 향하다 보면 추억의 달동네가 자리잡고 있다.

토함산 자락을 따라 그 옛날 어려운 시절의 동네 풍경을 꾸며놓았다.

바닥에 그려진 노란 화살표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달동네 풍경이 펼쳐진다.

‘19공탄 11원’이라고 적힌 연탄가게 옆에 점빵이 있고, 점빵 앞에서는 뻥튀기 아저씨가 기계를 돌린다.

금방이라도 뻥하고 터질 것 같아 귀를 막으며 지나간다.

원기소를 파는 약국을 지나면 동네 아이들이 말타기를 하고 있다. 마지막에 엎드린 인형의 등에 올라타 사진을 찍는다.

여학생 대여섯 명이 함께 와서는 올라탈 자리가 모자라자 가위바위보를 하더니 진 사람이 엎드리고 기념사진을 남긴다.

그때 함께 말타기를 하던 앞집 영란이와 옆집 금화 얼굴이 떠오른다.

고성 해파랑길 걷고 물회와 막국수로 더위를 날리다

고성 해파랑길 걷고 물회와 막국수로 더위를 날리다

고성 해파랑길 걷고 물회와 막국수로 더위를 날리다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강원도 속초를 지나 고성으로 올라오면서부터 크고 작은 해변과 항구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시원한 바다를 보며 답답했던 마음을 열고, 해변 따라 해파랑길 걸으며 지친 몸에도 말을 건넨다.

물회와 막국수로 더위를 날리고 언덕 위 카페에서 드립 커피를 즐기다 보면 이 여름 더위도 별것 아니다.

고성의 여러 해변이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해변과 해변이 직선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지만, 큰 도로를 따라 계속 3자 모양의 해안선을 그리며 연결된다.

차로 이동하면 해변으로 들어갔다 돌아 나오는 길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해파랑길을 따라 해변을 걷는다면 고성의 해안과 숲길을 놓치지 않고 모두 누릴 수 있다.

고성의 해변은 야트막한 고개 하나를 넘으면 다음 해변, 다시 고개를 하나 넘으면 다음 해변이 이어지는 식이라 걷는 맛이 특별하다.

속초시와 경계 지점인 봉포에서 최북단 명파해변까지 해안을 따라 고성에만 5개 코스의 해파랑길이 있다.

부산 오륙도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해파랑길은 약 800km, 50개 코스로 이루어진 장거리 해안 트레일이다.

이중 고성의 해변을 따라가는 길은 46코스부터 해파랑길의 마지막 구간인 50코스까지다.

한 코스는 짧게는 10km부터 길게는 16km 정도로 하루 3~5시간 걸으면 적당한 거리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고성의 모든 해변을 걸어서 만나게 된다.

그중 삼포해변에서 가진항까지 9.9km에 이르는 47코스는 도중에 왕곡마을을 한 바퀴 돌고 송지호를 만나 한숨 쉬어갈 수 있어 특히 인기가 좋다.

송지호는 남쪽으로 날아가는 겨울 철새가 잠시 머물다 가는 철새도래지이기도 하다.

5층 건물 높이의 철새관망타워에서 떼 지어 날아드는 철새들의 군무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

석호인 송지호는 민물만이 아닌 짠물이 섞여 겨울에도 잘 얼지 않고, 먹이가 많아 철새들에게 좋은 쉼터가 된다.

겨울이면 청둥오리와 기러기 떼를 비롯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니까지 날아든다.

거진항에서 남북 군사분계선 인근의 명파초등학교까지 16km에 이르는 해파랑길 49코스는 화진포를 거쳐간다.

화진포 역시 아름다운 해변과 석호,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비슷한 지형이지만 송지호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이곳에는 ‘화진포의 성’이라 불리는 김일성 별장을 비롯해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해변 인근에 화진포해양박물관과 화진포생태박물관 등이 있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도 인기 있다.

송지호와 화진포, 두 곳 다 우거진 송림으로도 유명하다.

호수와 바다 사이로 펼쳐진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사색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바다와 호수, 숲이 함께 있지만 모든 것이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우며 조화롭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이왕이면 자동차를 이용하기보다 해파랑길 걷기를 추천하고 싶다.

차로 다닐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자연의 소소한 모습들까지 두루 보고 느낄 수 있다.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옥천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음식거리 금강의 맛을 만나다

봄바람에 실려 오는 향긋한 솔향. 그 기분 좋은 향내를 맡으며 찾아갈 수 있는 사찰이라면 단연 운문사를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구슬처럼 맑은 운문천의 물소리와 울창한 노송 숲이 매우 인상적인 사찰이다.

운문사가 위치한 경북 청도는 복숭아와 감, 소싸움, 새마을 운동 발상지로 잘 알려진 고장이다.

최근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천후 경기가 가능하도록 국내 최초 자동 개폐식 돔형 경기장인 청도소싸움경기장을 개장해 매주 주말마다 흥겨운 축제마당을 펼치고 있다.

또 이곳은 물과 산, 인심이 맑아 예로부터 ‘삼청의 고장’으로 불리기기도 했다.

도불습유라고 해서 길에 떨어져 있는 물건이 아무리 욕심나는 것이라도 자기 것이 아니면 절대 주워가지 않는 아름다운 풍습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청도의 가장 대표적인 사찰인 운문사는 청도읍에서 동쪽으로 40km쯤 떨어진 운문산(해발 1,188m)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일명 호거산이라 불리기도 하는 운문산은 재약산, 가지산, 신불산, 취서산 등과 함께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고봉 가운데 하나.

먼 옛날 원광국사가 화랑도의 신조인 세속오계를 지은 명산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서 깊은 운문산의 북쪽 기슭 햇볕 잘 드는 곳에 운문사가 자리를 틀고 앉아 있다.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때인 560년에 보양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보양국사는 신라 말기와 고려 초기에 살았던 승려이므로 이 같은 설명은 다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옛 기록에 의하면 보양국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지금의 운문사 자리에다 사찰을 지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본래 진흥왕 때 누군가에 의해 초창된 사찰이 폐허가 되었고, 그 자리에다 보양국사가 다시 중창을 했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중창 당시의 사찰 이름은 작압사였다.

그 후 937년에 고려태조 왕건으로부터 운문선사라는 사액을 받으면서 작압사는 운문사로 불리게 되었다.

운문사는 여승들의 수도장인 만큼 경내 전체가 마치 잘 꾸며진 정원처럼 정갈하고 깨끗하다.

나무 한 그 루, 풀 한포기, 자그마한 돌멩이 하나까지 여승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2016년 현재 운문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인 스님은 대략 150여 명.

속세와의 인연을 끊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청순하고 쾌활한 여승들이 엄격한 계율 속에서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다.

사찰의 참 모습을 보려면 해가 진 후 또는 해가 뜨기 전에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스님들의 바루공양에 참여하고 하루나 이틀 정도 선방에 머물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삶에 대해 한 번쯤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일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방문길을 서둘러서 새벽 예불에 참여해 볼 일이다.

특히 공부하는 스님들이 많은 운문사의 새벽 예불은 그 청아함과 경건함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새벽 예불은 일반적으로 4시 30분에 시작해서 5시 30분경에 끝난다.

6시부터는 아침 공양(식사)이 시작되는데, 일반 신도들에게도 공양간(식당)을 개방하고 있다.

이밖에도 운문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수령이 500년에 이르는 처진 소나무다.

천연기념물 제 180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노거수는 줄기가 땅에 닿을 정도로 처져 있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재미있는 것은 해마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 나무 주위에다 막걸리 12말을 희석해 뿌리는 일이다.

물도 아닌 막걸리를 뿌리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이 있지만 그 유래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역사가 오래된 사찰인 만큼 운문사 경내에는 많은 문화재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옥천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음식거리 금강의 맛을 만나다

옥천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음식거리 금강의 맛을 만나다

옥천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음식거리 금강의 맛을 만나다

전국의 애주가 설레게 하는 별미 삼척 곰치국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 음식거리’가 있는 청산면은 옥천의 가장 동쪽에 자리 잡은 고장이다.

청산면은 ‘칠보단장의 고장’으로 불린다. 칠보단장은 청산을 가장 멋지게 표현하는 문구다.

원래 ‘갖가지 패물로 몸을 꾸밈’이라는 뜻이지만, 예부터 보청천을 따라 예실보, 범딩이보, 용잉이보 등 7개 보와 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청산장의 유명세를 표현한 것이다.

보청천은 보은 속리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청산면을 휘감아 금강으로 합류되는 하천이다.

보은과 청산의 첫 자를 따서 지었다. 보청천은 여름철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천렵을 즐기던 공간이고, 아낙들이 한밤에 목욕하던 곳이다.

물고기가 많아 한여름을 잊게 한 ‘천렵국’을 끓여 먹기도 했다.

물고기가 많으니 물고기로 만드는 음식도 많았을 터. 청산면의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의 인기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청산면에서는 지전사거리를 중심으로 선광집, 청양식당, 금강집, 찐한식당 등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를 내는 집이 여러 곳 있어 음식거리를 이룬다.

음식점마다 비법이 있고 맛도 다르지만, 민물고기를 이용하는 기본 재료는 똑같다. 그중 선광집은 생선국수의 원조로 알려졌다.

물 반, 고기 반인 보청천에서 잡은 물고기로 음식을 냈는데, 대청댐이 들어서면서 예전만 못해졌다.

지금은 어업면허가 있는 어부가 2∼3일에 한 번씩 붕어, 잉어, 누치, 피라미, 끄리 등을 댄다.

보청천과 금강, 대청호에서 잡히는 자연산 민물고기를 바로 손질한 뒤 급랭한다.

붕어와 잉어, 누치, 끄리 등은 생선국수에 필요한 국물을 내는 데 사용하고, 피라미나 빙어는 도리뱅뱅이를 만들며, 누치와 참마자 등은 튀긴다.

청산 사람들은 붕어, 메기, 누치 등 물고기를 잡으면 보청천 변에 솥을 걸고 나무로 불을 때서 천렵국을 끓였는데, 쌀을 넣어 어죽처럼 먹었다. 이것이 생선국수의 시초다.

쌀 대신 수제비나 칼국수, 소면 등을 넣어보니, 소면이 가장 칼칼하면서도 국물 배합이 잘되었다고 한다.

생선국수는 국물이 가장 중요하다. 생선 국물 만드는 것을 ‘사골처럼 곤다’고 할 정도로 시간이 걸리고 정성이 들어가, 슬로푸드라 할 만하다.

물고기는 물과 함께 두 시간 정도 센 불에 끓이는데, 이때 뚜껑을 열고 끓이는 것이 생선 비린내를 없애는 비법이다.

두 시간 정도 끓인 뒤에는 중간 불로 4~5시간 푹 삶는다. 손으로 누르면 가시가 흐물흐물 부서질 정도라니 생선 국물은 물고기의 기운이 담긴 보약인 셈이다.

잘 우린 국물에 고추장 양념을 풀고, 대파와 애호박을 넣은 뒤 소면을 넣고 한소끔 끓이면 맛깔스런 생선국수가 탄생한다.

피라미나 빙어를 사용하는 도리뱅뱅이는 간단한 것 같지만, 역시 손이 많이 간다.

우선 프라이팬에 물고기를 일렬횡대로 키를 맞춰 담는다. 키가 맞아야 해바라기 꽃처럼 둥근 모양이 되기 때문이다.

기름을 피라미가 잠기도록 붓고 바삭하게 한 번 튀긴 뒤 고추장 양념을 발라 한 번 더 튀긴다.

깻잎이나 마늘, 고추와 함께 먹는데,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피라미가 없는 계절에는 빙어로 도리뱅뱅이를 만들기도 한다.

누치, 참마자 등 피라미보다 조금 큰 물고기를 통째로 튀기는 생선튀김도 음식거리의 별미다.

식사를 마치면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자. 청산면은 동요 작곡가 정순철 선생의 고향이다.

방정환 선생과 함께 색동회를 창립한 분으로, ‘졸업식 노래’ ‘짝짜꿍’ 등 유명한 동요와 노래를 작곡했다.

동네 곳곳에서 정순철 선생 캐릭터를 담은 간판과 벽화가 눈에 띈다.

정순철 선생은 한국전쟁 때 납북된 이후 소식이 끊겼다. 청산버스터미널을 지나면 드라마 촬영지도 있다.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를 주로 내는 찐한식당이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여주인공 신유경(유진)의 집으로 나온 곳이다.

전국의 애주가 설레게 하는 별미 삼척 곰치국

전국의 애주가 설레게 하는 별미 삼척 곰치국

전국의 애주가 설레게 하는 별미 삼척 곰치국

통영 한산도 추봉도 시대 넘나드는 역사 여행

동해에서는 곰치, 남해에서는 물메기, 서해에서는 물텀벙이라고 불리는 바다 생선! 한반도 해안 전역에서 잡히는 곰치의 계절이 왔다.

전국의 애주가들과 미식가들이 겨울을 기다리는 또 하나의 이유, 겨울 한철 제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곰치국을 맛보러 그의 고향 삼척으로 향한다.

겨울 동해안은 풍요롭다. 쓸쓸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우리의 입맛을 충족시켜 줄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한 덕분이다.

전국의 미식가와 애주가들이 겨울이면 동해안으로 달려가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강원 북부의 양미리와 과메기를 시작으로 동해안 줄기를 따라 내려 가보자.

애주가 울리는 삼척의 곰치국, 미식가들 입맛 다시는 울진․영덕의 롱다리 대게, 영양 만점 포항의 과메기까지 이름만 들어도 절로 침이 고이는 ‘맛난 것’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중 양미리와 과메기, 그리고 대게와 과메기가 ‘안주용’이라면 ‘곰치국’은 이 모두를 한방에 풀어줄 ‘해장용’이다.

물론 안주용과 해장용으로 나눌 것 없이 모두 한끼 식사로도 훌륭한 ‘맛’이지만 이들을 맛보러 현장을 찾았다면

그래서 겨울 바닷바람을 쏘이며 이 먹거리들과 마주하게 된다면 굳이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한잔’ 생각은 저절로 들게 되리라.

겨울 바다는 왜 그리도 (술 생각나는) 청아한 색을 띠는지!

마음 같아서는 동해안의 먹거리들을 모두 맛보러 떠나고 싶다.

양미리와 대게에 한잔하고 곰치국으로 해장한 후 포항에 들어서 과메기와 물회로 마무리 한다면 이보다 더 알찬 동해안 겨울 맛기행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번 맛기행의 주인공은 다른 동해안 겨울 별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곰치국이다.

곰치국, 이름 그대로 주재료는 곰치라는 생선이다. 우리나라 해안 전역에서 잡히는 이 녀석을 부르는 이름은 해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동해에서는 곰치 또는 물곰, 남해에서는 물미거지 또는 물메기, 서해에서는 잠뱅이 또는 물텀벙이라고 부른단다.

같은 생선을 부르는 말이 해안마다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흔하고 또 인기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은 물메기와 물텀벙이인데 그중 ‘물텀벙이’는 곰치를 잡아 올린 어부들이 그 생김새를 보고 다시 물에 ‘텀벙’ 던져 버렸다고 붙은 이름이다.

결코 준수하다고 할 수 없는 곰치의 외모는 이렇듯 그의 별칭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물고기 백과사전 <자산어보>에 정약전 선생은 곰치를 두고 “맛이 순하고 술병에 좋다”고 기록했다.

물텀벙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그의 못생긴 외모를 희화화한 호사가들의 장난 아니었을까.

아니면 곰치의 진가를 미리 알아차린 애주가들의 꼼수였거나. 어두침침한 생김새가 꼭 곰 같다고 ‘물곰’ 또는 ‘곰치’로 불렸다는 이름 역시 그의 외모를 알려주는 좋은 힌트가 된다.

성질이 사나워 잠수부들 중에는 곰치 이빨에 물리는 이들도 있다니 사랑받을만한 외모, 성격과는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치가 사랑받는 건 오직 ‘맛’ 덕분이다. 포악한 성격과 못난 외모와는 달리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속살과

시원한 국물 맛이란!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노래 가사가 절로 “한번 먹고 두 번 먹고 자꾸만 먹고 싶네”로 이입된다.

통영 한산도 추봉도 시대 넘나드는 역사 여행

통영 한산도 추봉도 시대 넘나드는 역사 여행

통영 한산도 추봉도 시대 넘나드는 역사 여행

청양 고운식물원 숲과 정원이 어우러진 야생화 배움터

사계절 볼거리·먹을거리 넘치는 통영. 이 통영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은 아마도 그가 품은 보석같은 섬들이 아닐까 싶다.

가까이 한산도를 시작으로 용호도·비진도·장사도·연화도·욕지도·소매물도 등 먼 바다까지 흩뿌려진 섬들은 ‘다도해’라는 이름에 걸맞게 통영을 감싸 안는다.

이중 통영에서 30분이면 닿는 한산도는 거리적 이점과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오롯이 품고 있어 통영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부담없이 찾는 섬으로 꼽힌다.

오늘은 더 특별한 한산도 여행을 위해 한산도와 연도교로 연결된 추봉도까지 돌아보기로 했다.

‘한산도’하면 ‘이순신 장군’과 ‘제승당’만 떠올리던 이들에게는 색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한산도와 추봉도를 함께 돌아보기 위해서 차량 선적은 필수다.

통영 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한산도로 향하는 배가 출항한다.

차량 선적은 현장 접수순이니 배 시간을 알아보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편이 좋다.

왕복요금은 성인 1만1000원, 청소년 1만원, 소아 5500원. 소요시간은 30분 내외다.

중형차 2만8800원, 승합차 3만6000원. 차량 선적 요금 별도.

흔히들 한산도 여행은 제승당 선착장에 내려 이충무공 유적지를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곤 한다.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한산대첩기념비까지 돌아보는 이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추봉도를 향해 달려본 이들은 알 것이다.

단지 제승당만 보고 한산도를 여행했다 하기에는 너무나 아쉽다는 것을.

오늘의 한산도 여행은 제승당선착장~추봉교~추원마을~포로수용소 터~예곡마을~한산도 땅끝마을~봉암몽돌해수욕장

한산대첩기념비~제승당~제승당선착장으로 추봉도까지 돌아본 뒤 원점회귀하는 코스다.

먼저 추봉도를 돌아본 뒤 한산도로 돌아와 한산대첩기념비와 제승당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추봉도는 한산도 서남쪽에 이웃한 섬이다. 2007년 추봉교가 놓이면서 한산도와 연도교로 오갈 수 있게 됐다.

‘추봉도’라는 이름은 그가 품은 4개의 마을 중 가장 큰 추원마을과 봉암마을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제승당선착장에 내려 우회전하면 제승당이다. 좌회전해야 차도에 오를 수 있다. 섬의 외곽을 따라 달려가면 대고포 마을의 염전갯벌과 마주하게 된다.

한산도에서 첫손에 꼽히는 갯벌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군수용 소금을 구워 공급한 염전이 있던 곳이라고 ‘염포’라 부르다가 이후 ‘고포’로 불리게 됐다.

지금은 대고포와 소고포로 나뉜다. 흐린 날씨 덕분에 한층 운치있어 보인다.

얼마나 달렸을까. 그림같은 섬과 마주한다. 섬이 잘 보이는 포인트에는 어여쁜 섬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이 놓여있다.

안내판에 ‘이곳은 입정포 마을로 이곳에 살던 가난하지만 효심 지극한 청년이 어머니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해 울고 있자 꽃상여가 여기까지 떠 내려왔다’는 설명이 있다.

‘생이섬’이라는 이름도 ‘상여’라는 사투리에서 나온 것이란다. 다시 보니 정말 꽃상여를 닮은 것도 같다.

생이섬 위로 솟은 해송을 뒤로 하고 추봉교를 건넌다. 드디어 추봉도다. 추봉도의 추원마을과 예곡마을은 6․25전쟁 당시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

인근 거제포로수용소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입지조건이 좋은 이곳 추봉도에 포로수용소를 세워 1만 여명의 공산포로들을 격리수용했다.

수용소가 설치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인근 마을로 강제 이주당했고 휴전협정 이후 수용소가 폐쇄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예곡마을에 들어서면 ‘예곡어촌체험마을’ 건물 옆으로 포로수용소가 존재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