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연산오계 오골계가 아닌 오계라 불러다오

논산 연산오계 오골계가 아닌 오계라 불러다오

대전에서 논산으로 가는 4번 국도를 따라가면 개태사, 돈암서원, 황산벌, 관촉사 같은 역사적인 문화유산이 눈에 띈다.

이 길에서 유독 주목되는 것이 천연기념물 제265호 '연산 화악리의 오계' 표지판이다. 이 오계는 오골계와는 완전히 다르며, 보양식으로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다.

오계는 뼈까지 검은 특징을 가진 닭으로, 왕건의 명으로 창건된 개태사 근처 지산농원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중 사육 동물로는 제주 흑우를 비롯해 모두 6종이 있으며, 오계는 진도개, 제주마, 삽살개, 경주개와 함께 포함된다.

연산 화악리의 오계는 전형적인 한국 재래 닭으로 1980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닭은 원래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졌으나, 이후 토착화된 것으로 보인다.

문헌상으로는 고려 말 제정 이달충의 《제정집》에서 요승 신돈이 오계를 먹고 정력을 보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 숙종이 오계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후, 이 닭이 충청 지역의 진상품이 되었으며, 연산의 이형흠이 철종에게 진상한 사례도 전해진다. 이형흠은 지산농원 현재 대표의 5대 조부다.

오계는 오골계와 자주 혼동되지만, 차이는 명확하다. 오골계는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털은 흰 반면 뼈가 검다.

일제강점기 1936년 《동아일보》에서 오계를 오골계로 소개하면서 혼선이 생겼으나, 유홍준 선생이 문화재청장 시절 명칭을 오계로 바로잡았다.

오계의 독특한 점은 털뿐 아니라 발, 볏, 눈동자, 피부, 뼈까지 모두 검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는 '닭의 눈이 검으면 뼈도 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닭은 푸르스름한 빛을 띠며, 야생 조류처럼 예민하고 까다롭다. 가둬 사육하면 스트레스로 죽을 수 있어 관리하기 어렵다.

성장 속도가 일반 닭보다 5배 느리고, 알 낳는 빈도도 4~5일에 한 번으로 적다. 몸집이 작고 활동적이라 살이 잘 찌지 않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1970년대 양계 도입으로 오계는 도태 위기에 처했다. 천연기념물 지정 당시 멸종 직전이었으며, 지정 문서에는 멸종 방지를 목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후 2대에 걸쳐 30년 넘게 사육되어 왔으나, 까다로운 관리와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산농원 대표는 1999년부터 이를 이어받아 노력 중이다.

전염병, 특히 조류인플루엔자(AI)가 큰 위협으로, 2006년과 2008년에 피난을 가는 등 보호 활동이 이어졌다. 2012년에는 지자체 반발로 이동이 지연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