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허련의 예술혼이 깃든 진도 운림산방
남종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빚다 진도 운림산방
진도를 삼보와 삼락의 고장으로 일컫는다. 삼락은 민요, 서화, 홍주를 가리키며, 진도의 예향성을 상징한다. 이 가운데 서화를 대표하는 곳이 첨찰산 아래 운림산방이다.
운림산방은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말년에 지은 화실로, 첩첩산중의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 듯한 풍경에서 이름을 얻었다. 허련은 1808년 진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그림 재주를 보였으나,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의 삶에 영향을 준 인물로는 초의선사와 김정희가 있다. 28세 때 허련은 해남 대흥사에서 초의선사에게 그림을 배우며, 윤두서의 화첩을 모사하는 데 몰두했다. 초의선사가 허련의 작품을 김정희에게 보여주자, 김정희는 한양에서 직접 가르치고 주변 화가들과의 교류를 주선했다.
김정희는 "압록강 동쪽에서 소치보다 나은 사람이 없다"라고 평가하며, 허련의 재능을 높이 샀다. 이로 인해 허련은 임금 앞에 그림을 바치는 영예를 얻었고, 헌종은 그를 무과 시험에 합격시켜 관복을 입히고 작품을 그리게 했다. 이때 바친 '설경산수도'는 그의 대표작이다.
허련의 귀향과 운림산방
1856년 김정희가 세상을 떠난 후, 허련은 고향으로 돌아와 운림산방을 지었다. 초가로 시작된 이곳은 앞마당에 연못을 파고 중앙에 섬을 만들어 배롱나무를 심었으며, 주변에 정원을 꾸몄다. 한여름 배롱나무꽃이 피면 풍경이 더욱 화사해진다.
허련은 이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시와 그림을 창작했다. 이후 운림산방은 매각됐다가 후손들이 다시 사들여 복원했다. 현재 화실은 기와집, 고택은 초가집으로 재건되었으며, 화실과 고택 사이에 출입문이 있다.
고택을 지나면 허련의 영정을 모신 운림사와 문중 제각인 사천사가 있다. 소치1관에서는 허련의 40여 점 작품을 전시하며, 그의 가계도를 확인할 수 있다. 소치2관은 허련의 후손 작품 100여 점을 보여주며, '소치 작품 이머시브룸'에서 홀로그램과 미디어 아트를 통해 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화면 속 꽃을 만지면 꽃잎이 흩날리는 등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작품이 변해 편안한 감상을 제공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동절기 오후 4시 30분)이며, 연중무휴다. 관람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800원이다.
주변 명소 탐험
운림산방과 이웃한 쌍계사는 첨찰산 기슭의 진도 쌍계사 상록수림과 함께 방문할 만하다. 첨찰산 정상 근처 진도기상대는 차로 오를 수 있으며, 주차장에서 해남과 진도의 바다, 두륜산과 달마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진도타워는 망금산 정상 60m 높이의 전망대로, 7층에서 진도대교와 명량해전 격전지 울돌목, 우수영국민관광지를 조망할 수 있다. 명량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진도와 해남의 명소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으며, 크리스털 캐빈으로 울돌목의 회오리를 관찰할 수 있다.
진도개테마파크에서는 진도개의 개인기와 어질리티 공연을 통해 이 천연기념물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공연은 평일 오전 10시와 오후 3시에 열린다. 또한, 진도는 고려 시대 삼별초의 근거지로, 용장성에서 그 역사를 탐험할 수 있다.
용장성은 용장산 기슭에 쌓인 성으로, 배중손이 몽골에 맞서다 무너진 곳이다. 용장성홍보관과 고려항몽충혼탑, 우물, 성벽, 궁궐터 등이 남아 있어 진도의 역사를 생생히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