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관리자 in 여수 금오도 — 04 1월 2024

전남 여수 금오도 비렁길 섬과 바다를 이어주는 황홀한 비경을 만나다

여수의 돌산도 끝자락에서 신기항을 지나면 화태도와 대두도 등을 거쳐 20분 정도 가면 금오도가 나타납니다. 이 섬에는 '비렁길'로 불리는 아름다운 해안길이 펼쳐져 있으며, '비렁'은 여수 사투리로 절벽을 뜻합니다.

이 길은 마을 주민들이 오가며 땔감을 모으거나 낚시를 하던 옛길로, 금오도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비렁길의 1코스, 함구미에서 두포까지는 가장 인상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비렁길 전체는 약 8.5km로 2010년에 개장했으며, 1코스는 미역널방, 수달피비렁, 신선대 등 최고의 비경을 품고 있습니다. 소요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지만, 휴식을 포함하면 여유롭게 계획하세요.

길은 오르막으로 시작해 숨이 차오를 무렵 완만해지다가 마을 근처에서 내리막으로 이어집니다. 산행에 비해 훨씬 수월한 이 코스는 함구미에서 두포까지 5km 정도 됩니다.

함구미선착장 근처 노인회관을 지나 우측으로 표지판을 따라가면 1코스가 시작됩니다. 먼저 만나는 미역널방은 마을 사람들이 미역을 말리던 곳으로, 과거에는 이곳으로 미역을 지고 오르던 수고로움이 컸습니다.

이제는 방풍나물이 금오도의 특산물이 되어 어르신들이 수확해 나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방풍나물은 중풍, 산후풍, 당뇨 등에 좋기로 알려져 있으며, 몇 년 전부터 섬 곳곳에서 재배되며 주민들의 소득원이 되고 있습니다.

미역널방에서 수달피비렁으로 가는 길은 금오도 비렁길의 하이라이트로, 90m 높이의 수직 절벽 위 데크를 따라 걸으면 신선한 기분이 듭니다. 수달피비렁을 지나면 주민들이 개간한 넓은 밭이 펼쳐지며, 그 너머로 신선대와 굴등마을, 매봉산, 문필봉이 겹겹이 보입니다.

대부산과 전망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삼거리에서 신선대까지는 오붓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커다란 비자나무와 서어나무 군락이 어우러진 울퉁불퉁한 길이 정겨운 풍경을 더합니다. 신선대는 널찍한 암반으로, 신선이 살았다 전해지며 바다 건너 외나로도가 길게 펼쳐집니다.

신선대에서 2km 정도 더 가면 두포에 도착합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내리며 푸른 바다가 깊이 파고드는 듯한 내리막길이 나타나며, 지루할 틈 없이 재미있는 여정이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