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고즈넉한 산사 청도 운문사
봄바람에 실려 오는 향긋한 솔향이 기분 좋게 감도는 사찰로, 운문사는 단연 첫 손에 꼽을 만하다. 구슬처럼 맑은 운문천의 물소리와 울창한 노송 숲이 인상적이다.
경북 청도는 복숭아와 감, 소싸움,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로 알려진 곳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의 자동 개폐식 돔형 경기장인 청도소싸움경기장을 개장해 주말마다 흥겨운 축제를 펼친다. 또한 물과 산, 인심이 맑아 '삼청의 고장'으로 불린다.
이곳에는 길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가지 않는 아름다운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청도의 대표 사찰인 운문사는 청도읍에서 동쪽으로 40km 떨어진 운문산(해발 1,188m) 자락에 자리 잡았다.
운문산은 재약산, 가지산, 신불산, 취서산 등과 함께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고봉으로, 원광국사가 화랑도의 신조를 세운 명산이다. 이 산의 북쪽 기슭 햇볕 좋은 곳에 운문사가 위치한다.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때 보양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정확히는 보양국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온 후 중창한 사찰이다. 초기에는 작압사로 불렸다가, 937년에 고려태조 왕건으로부터 운문선사의 사액을 받으며 운문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중창 당시의 사찰 이름은 작압사였다
운문사는 여승들의 수도장으로, 경내 전체가 정갈하고 깨끗한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돌멩이 하나까지 세심한 손길이 닿아 있다. 현재 약 150여 명의 학인 스님이 공부를 하고 있으며, 그들은 엄격한 계율 속에서 청순하고 쾌활하게 수행의 길을 걷는다.
사찰의 참모습을 보려면 해가 진 후나 뜨기 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스님들의 바루공양에 참여하거나 선방에서 하루 정도 머물며 일상적인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가능하다면 새벽 예불에 참여해보자.
운문사의 새벽 예불은 그 청아함과 경건함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보통 4시 30분에 시작해 5시 30분경에 끝나며, 6시부터는 아침 공양이 열린다. 공양간은 일반 신도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또한 운문사의 대표 명물은 수령 500년의 처진 소나무로, 천연기념물 제 180호로 지정되었다. 해마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는 나무 주위에 막걸리를 뿌리는 전통이 있지만, 그 유래는 명확하지 않다.
역사가 깊은 운문사 경내에는 다양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방문객들이 탐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