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태조산 자락,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도시 산책

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천안시에 방문한 적 없는 어르신에게도 우리 민요 ‘천안 흥타령’과 ‘천안삼거리’는 익숙한 노래다.

광복절이나 3‧1절 같은 국가기념일에 독립기념관의 ‘겨레의 탑’에서 열리는 행사가 TV를 통해 자주 보인다.

천안 호두과자 역시 이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떠오른다.

천안시 곳곳에는 어르신들에게 옛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여러 명물이 있다.

독립기념관과 천안흥타령관에서 시원한 전시를 관람한 후, 능수버들과 능소화 사이를 거닐며 천안 도심의 자연 속 과거를 탐험할 수 있다.

고려 태조가 오른 산으로 알려진 태조산은 천안시 중심에 우뚝 솟아 있다.

태조산 자락에는 독특한 건축 구조와 거대한 불상으로 유명한 각원사가 자리한다.

각원사는 재일교포 각연거사 김영조를 비롯한 불교 신자들의 시주로 세워졌다.

1977년부터 설법전, 칠성전, 산신전, 관음전이 차례로 건립되었고, 1985년 11월에 삼존불이 완성된 후 1996년 10월에 국내 최대 규모의 대웅보전이 완공되었다.

주차장에서 각원사로 들어서는 첫 관문은 ‘태조산루’ 중층 누각이다.

2층에는 20t 무게의 ‘태조의 성종’ 범종이 걸려 있고, 1층에는 대웅보전 지붕 치미의 모형이 재현되어 있다.

치미는 전통 건축물의 지붕 끝에 얹는 기와 장식으로, 경주 황룡사의 것을 본떠 각원사 대웅보전에 적용되었다.

‘태조산루’를 지나면 넓은 마당 앞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인 대웅보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웅보전 안에는 거대한 석가모니불좌상, 관음보살상, 대세지지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대웅보전 좌측 언덕을 오르면 크고 웅장한 ‘청동대좌불’이 자리하며, 불상의 귀 길이만 175cm에 달한다.

태조산 각원사는 능수벚꽃 군락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능수벚꽃은 팔중홍지수나 수양홍겹벚꽃으로 불리는 겹벚꽃으로, 가지가 수양버들처럼 아래로 드리워진 형태다.

봄에는 분홍빛 벚꽃이 경내를 물들이고, 여름에는 초록 이파리가 부드럽게 흔들린다.

‘청동대좌불’ 앞 공터에는 능수벚나무가 많아 그늘에서 쉬기 좋다.

공터를 지나 사찰 반대편으로 가면 태조산 각원사 진입도로 초입의 203계단이 연화지로 이어진다.

독립기념관은 천안시 여행의 중요한 시작점으로, 거대한 ‘겨레의 탑’과 ‘겨레의 집’, 중앙의 ‘불굴의 한국인상’을 만날 수 있다.

겨레의 탑은 우리 민족의 자주와 독립 정신을 상징하는 기념탑이다.

겨레의 집은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을 본떠 만든 대형 기와집으로, 우리나라의 오래된 목조 건축물을 연상시킨다.

주차장에서 겨레의 탑을 지나 겨레의 집까지 약 1km를 걸어서 이동해야 하며, 태극열차는 현재 운행 중단 상태다.

겨레의 집 건물 뒤로 6개의 상설전시관이 자리한다.

제1관은 ‘겨레의 뿌리’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의 문화유산을 전시한다.

제2관은 ‘겨레의 시련’으로, 일제강점기 독립사를 보여준다.

제3관은 ‘겨레의 함성’으로,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제4관은 ‘평화누리’로, 자유와 독립, 평화를 주제로 꾸며졌다.

제5관은 ‘나라 되찾기’로, 세계 각국의 독립운동과 전쟁을 소개한다.

제6관은 ‘새 나라 세우기’로, 일제강점기의 민족문화 수호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활동을 다룬다.

이 밖에도 특별기획전시실과 독립기념관 홍보관이 운영되며, 제6관 옆 MR독립영상관에서 4DX, AR, VR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관 관람 후 숲길 산책을 추천한다. ‘통일의 길’과 ‘단풍나무숲길’은 통일염원의 동산으로 이어지며, 평탄하고 그늘진 길로 걷기 편하다.

천안시 동남구의 영성천 옆 미나릿길벽화마을은 과거 미나리밭이 많아 붙은 이름이다.

2012년 도시재생 사업으로 마을 골목에 벽화가 그려졌으며, 열두 띠 이야기와 트릭아트가 사진 촬영 포인트로 인기다.

벽화 속에는 추석 명절 송편 빚는 장면이나 논밭 수확 풍경, 1960~70년대 학창시절 기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미나릿길벽화마을에는 천안삼거리와 마을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사진이 포함된 골목도 있다.

1920년대부터 2012년까지 천안시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천안삼거리는 예부터 한양, 경상도, 전라도를 잇는 삼남대로의 분기점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렀다.

현재 천안삼거리공원은 그 의미를 이어가며, 약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천안삼거리공원에는 특히 능수버들이 많으며, 이는 우리나라 대표 버드나무이자 천안시의 시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