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오히려 좋아 비 올 때 더 아름다운 여행지

천안시에 방문한 적 없는 어르신에게도 우리 민요 ‘천안 흥타령’과 ‘천안삼거리’는 익숙한 노래다.

광복절, 3‧1절 등 국가기념일 경축식이 거행되는 독립기념관의 ‘겨레의 탑’ 역시 TV 속에서 한 번쯤 접했을 것이다.

천안 호두과자 역시 천안 초록빛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다.

이외에도 천안시 곳곳은 어르신에게 옛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명물이 여럿이다.

독립기념관과 천안흥타령관에서 시원하게 전시를 관람하고, 능수와 박현수 이야기 따라

능수버들과 능소화 사이를 거니는 여행, 천안 도심으로 떠나는 자연 속 과거 여행을 소개한다.

고려 태조가 오른 산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태조산은 천안시 중심에 솟아있다.

그리고 태조산 자락에는 독특하고 거대한 건축구조와 불상으로 유명한 각원사가 자리한다.

태조산 각원사는 재일교포 각연거사 김영조를 필두로 많은 불교 신자의 시주가 모여 지어졌다.

1977년부터 설법전, 칠성전, 산신전과 관음전이 차례로 건립되었고, 1985년 11월에 대웅보전의

삼존불이 완성된 후 1996년 10월에 대웅전 단일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웅보전이 완공되었다.

주차장에서 각원사로 들어서는 첫 관문은 ‘태조산루’ 중층 누각이다.

2층에는 ‘태조의 성종’이라 불리는 20t 무게의 범종이 걸려있고, 1층에는 대웅보전 지붕 치미의 모형을 재현해 두었다.

치미는 전통 건축물의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얹는 기와 장식으로 경주 황룡사 금당지붕의 치미를 본떠 각원사 대웅보전에도 적용됐다.

‘태조산루’를 지나면 너른 마당 앞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건축물인 대웅보전이 시선을 압도한다.

대웅보전 안에는 거대한 크기의 삼존불인 석가모니불좌상, 관음보살상과 대세지지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대웅보전 좌측 언덕을 오르면 거대한 크기의 ‘청동대좌불’이 자리한다.

불상의 귀 길이만 해도 175㎝라고 하니, 두 눈으로 보면서도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태조산 각원사는 능수벚꽃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능수벚꽃은 팔중홍지수, 수양홍겹벚꽃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겹벚꽃이다.

가지들이 수양버들처럼 아래로 드리워져 능수벚꽃이라 불린다.

봄이면 분홍빛 벚꽃이 경내를 물들이고, 여름이면 초록 이파리들이 쉼 없이 한들거린다.

‘청동대좌불’ 앞 공터에도 능수벚나무가 가득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기 좋다.

공터를 지나 사찰 반대편으로 가면 태조산 각원사 진입도로 초입에 자리한 연화지 방향의 203계단 길로 이어진다.

자연 속에서 만나는 그날의 기억,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은 천안시 여행의 첫 번째 관문과도 같다.

거대한 크기의 ‘겨레의 탑’과 독립기념관의 대표건물인 ‘겨레의 집’, 그리고 그 중앙에 자리한 ‘불굴의 한국인상’과 마주할 수 있다.

겨레의 탑은 우리 민족의 자주와 독립정신을 상징하는 기념탑이며, 겨레의 집은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진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을 본떠 만든 대형 기와집이다.

주차장에서부터 겨레의 탑을 지나 겨레의 집까지 약 1㎞를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본래 이 길을 오가는 태극열차가 있으나, 2021년 7월 현재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겨레의 집 건물 뒤로 6개의 상설전시관이 자리한다. 제1관은 ‘겨레의 뿌리’ 관으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의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제2관은 ‘겨레의 시련’ 관으로 일제강점기 시대 속 우리 민족의 독립사를 보여준다.

제3관은 ‘겨레의 함성’ 관이다.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제4관은 ‘평화누리’ 관으로 자유와 독립, 평화를 주제로 꾸며졌으며, 제5관은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독립운동과

독립전쟁을 전시하는 ‘나라 되찾기’ 관, 제6관은 일제강점기의 민족문화 수호운동과 민중의 항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을 주제로 하는 ‘새 나라 세우기’ 관이다. 그 외에도 기획 전시가 열리는 특별기획전시실,

독립기념관 개관 30주년을 맞은 2017년 9월 개관한 독립기념관 홍보관이 운영된다.

또한 제6관 옆으로 4DX, AR, VR 등 3차원 증강현실과 4차원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MR독립영상관이 있다.

오히려 좋아 비 올 때 더 아름다운 여행지

오히려 좋아 비 올 때 더 아름다운 여행지

오히려 좋아 비 올 때 더 아름다운 여행지

휴일N 놀러와유(遊), 서천갯벌

비가 와도 남다른 운치를 뽐내는 아름다운 여행지는 어디?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제주도의 날씨. 제주 엉또폭포는 여행 중 비가 와도 반가운 특별한 여행지다.

평소에는 건천이라 숲에 가려져 있다가, 상류부에 최소 70mm 이상의 비가 내리면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웬만한 폭우에도 폭포수를 볼 수 없기에, 3대가 덕을 쌓아야 폭포수를 볼 수 있다는 속설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한번 터진 물줄기는 보고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날아갈 정도로 시원하고 웅장하다.

50m에 달하는 기암절벽과 울창한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엉또폭포 주차장에서부터 폭포 전망대까지는 약 300m.

나무 데크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진흙에 미끄러질 위험이 적다.

또한 유튜브(채널명 ‘펀제주’)를 통해 폭포의 유량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니 방문 전 미리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근처 무인카페 엉또산장에는 폭포수를 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관광객들을 위해 스크린에 엉또폭포 영상도 상영한다.

인문아카이브 양림 & 카페 후마니타스

연꽃은 비가 오면 더 우아해지는 매력이 있다.

물에 젖지 않는 연잎엔 빗방울이 동글동글 맺히고, 청초해진 꽃잎이 수려함을 더한다.

인문아카이브 양림 & 카페 후마니타스는 연꽃 명소로 유명한 주봉저수지를 품고 있는 한옥 복합문화공간이다.

‘2022 청주시 아름다운 건축물 최우수상’ 수상한 이력이 있을 정도로 건축미가 남다르다.

목조로 지어진 거대한 한옥과 연꽃 가득한 저수지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해 SNS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인문아카이브 양림 & 카페 후마니타스는 건물 어디에서나 싱그러운 연못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연잎을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지하 1층 창가 좌석부터 지상 1층의 연꽃 전망대,

야외 테라스까지 다양한 공간들이 연못의 각기 다른 매력을 비춘다.

인문아카이브 양림이 소장한 3만여 권의 책은 비 오는 여름의 운치를 더해준다.

도서 대여는 불가능하지만, 건물 내 모든 공간에서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해동용궁사는 전국에서 유명한 사찰 중 하나다.

속세와 단절된 깊은 산골짜기가 아닌, 탁 트인 해안가에 자리해 불자가 아닌 일반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해동용궁사의 숨은 매력이 드러나는데, 사찰 전체에 해무가 자욱해 신비로운 동양화를 연상케 할 정도다.

암석에 거세게 부딪히는 파도 소리도 분위기를 더한다.

단, 폭이 좁고 가파른 108계단을 지날 때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해동용궁사는 다양한 사찰 건물과 불상 등 볼거리도 알차다.

거대한 갯바위를 배경으로 해동용궁사의 전체 풍경을 볼 수 있는 진신사리탑,

높이 10m에서 바다를 수호하듯 내려다보고 있는 해수관음대불이 대표적이다.

해가 제일 먼저 뜬다고 알려진 일출암으로 가는 길엔 소원지도 남길 수

있으니 마음 깊숙이 간직해 온 소원들을 풀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대한다원은 보성군 봉산리 산기슭에 자리한 50만 평 규모의 차밭이다.

580만 그루의 차나무 외에도 삼나무, 편백, 대나무 등 다양한 관상수와 방풍림이 자라 봄이면 눈부신 신록을 뽐낸다.

드라마 ‘여름향기’, ‘푸른 바다의 전설’을 비롯한 다수의 영화, 광고 촬영이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차밭 특유의 싱그러운 풍경을 눈에 담고 싶다면 비가 오는 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찻잎은 촉촉한 안개 속에서 더욱 선명한 색감을 드러낸다.

중앙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면 광활한 차밭 속에 몸을 맡긴 듯한 수채화 감성 인생샷을 남길 수도 있다.

비가 많이 오면 다원쉼터 카페에서 녹차와 녹차 아이스크림을 맛보며 쉬어가도 좋다.

휴일N 놀러와유(遊), 서천갯벌

휴일N 놀러와유(遊), 서천갯벌

휴일N 놀러와유(遊), 서천갯벌

예술 향기 가득한 인천 신시모도

달에게 자리를 내어줄 시간. 태양이 수평선 뒤로 슬그머니 숨어든다.

하늘은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가득하고 바다는 태양의 붉은 그림자로 주홍빛으로 물들었다가 서서히 어둑해진다.

태양을 배웅하는 듯, 달을 반기는 듯 순간 날아올라 화려한 군무를 추는 수만 마리의 철새들.

자연이 순리대로 낮과 밤을 교대하는 성스러움을 행할 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매일 저녁마다 역동적인 수채화가 그려지는 충남 서천갯벌이다.

서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자 우리나라 3대 철새도래지로 꼽히는 서천갯벌.

새만금 갯벌이 사라진 후 금강하구에 남아있는 유일한 하구 갯벌이다.

과거 이 서천갯벌을 매립하여 산업단지로 만들자는 추진이 있었다.

그러나 생태계를 보존하겠다는 서천군의 현명한 선택으로 한반도는 하나의 보물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만일 이곳을 산업단지로 조성했다면 매년 찾아오는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야생동물들을 다수 잃었을 것이고,

서천갯벌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101종의 조류들과 95종의 저서동물들을 다시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하마터면 우리가 잃을 뻔한 한반도의 보물은 현재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서천군은 서천갯벌을 필두로 국제생태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한반도의 생태계를 비롯해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들을 전시하고 교육하는 ‘국립생태원’과 세계 해양생물자원을 수집,

보존, 연구, 전시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해안 6만여 평의 광활한 갈대밭과 1km가 넘는 해송 산림욕장 등이 있어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생태학습장이자 자연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양이 바뀌는 바다와 저 멀리 울퉁불퉁 솟아있는 섬들을 한눈에 담아가며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서천군에서는 서천갯벌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어드벤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위해 준비된 것이지만 막상 참여해보니 성인들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될 만큼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이었다.

서천갯벌 체험 프로그램 ‘에코히어로즈의 모험, 에코히어로즈 3’ 출발점은 서천 송림갯벌 야외부스이다.

이곳에서 체온을 측정하고 미션 준비물을 받는다. 미션 준비물은 책과 무전기, 미션 상자이다.

미션 확인을 위해 QR코드를 찍어 카톡방을 만들고 준비물을 잘 챙겨 지도에 표시된 첫 번째 장소로 걸어간다.

앞서가는 아이들을 보니 손에 든 지도가 보물지도라도 되는 양 수십 번을 다시 보고 또다시 확인하며 목적지를 향해간다.

첫 번째 미션은 솔방울 양궁. 솔방울 10개 던져 계란판 표적에 더 많이 들어가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가족끼리 대항전에 들어가기도 했는데 어쩐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열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서천 해변 뒤 길게 늘어진 솔밭에 지천으로 널린 솔방울과 계란판을 재활용하여 그럴싸한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꽤 먼 거리에서 붉은 계란판 안에 솔방울을 던져 넣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어릴 적 비석 치기를 할 때 느꼈던 전의를 다시 불러왔다.

솔방울과 씨름을 하고 나니 양궁장 근거리에 거미줄 통과하기 게임이 보였다.

소나무 사이사이 줄을 묶어두고 줄에 방울을 달아 경보기 흉내를 내두었다.

몸을 굽히거나 줄을 넘어 방울이 울리지 않게 통과해야 하는 미션이었는데

어른들은 가장 어려워하고, 아이들은 가장 즐거워했던 코스였다.

예술 향기 가득한 인천 신시모도

예술 향기 가득한 인천 신시모도

예술 향기 가득한 인천 신시모도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 무안 회산백련지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있는 신시모도는 예술을 품은 섬이다.

섬 한쪽에 예술 작품이 가득한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바닷가 공원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번갈아 떠오르는 중견 조각가 이일호 선생의 초현실주의 작품 80여 점이 개성을 뽐내며 전시된다.

출렁이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생과 사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진다.

배미꾸미조각공원은 주변 환경도 특별하다. 공원 앞마당이 갯벌이고, 천장은 푸른 하늘이다.

가끔 바다 위로 비행기도 날아다닌다. 바쁜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예술의 섬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다.

신시모도는 수도권에서 마실 가듯 닿을 수 있는 섬이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선착장까지 배로 10분이면 도착한다.

경사가 완만하고 잘 정비된 트레킹 코스와 도로 덕분에 도보 여행자와 자전거 여행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해안도로도 있어 섬을 둘러보기 쉽다. 과거에는 신도와 시도, 모도가 떨어져 있었으나,

다리가 세 섬을 하나로 연결해 ‘삼형제 섬’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배미꾸미조각공원에 가려면 신도와 시도를 거쳐야 한다.

신도는 소박한 섬마을 풍경이 좋고, 시도는 신시모도의 중심 역할을 한다.

북도면사무소와 북도면종합운동장 등 행정기관과 각종 시설이 시도에 있다.

시도에서 모도로 가는 연도교에 진입하면 왼쪽에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바다를 향해 달리는 소년(‘Dream on 1’)과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는 듯한 소녀(‘Dream on 2’) 조형물로, 역시 이일호 작가의 작품이다.

다리를 지나 왼쪽 길을 따라가면 배미꾸미조각공원이 나온다.

배미꾸미는 땅이 배 밑구멍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옛 지명으로, 공원 이름도 여기서 가져왔다.

2003년 모도로 여행 온 이일호 작가가 섬의 황량한 분위기에 반해 이곳에 작업실을 냈고,

완성한 작품을 하나씩 마당에 전시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공원에는 사랑과 고통, 삶과 죽음을 형상화한 작품이 자유분방하게 전시된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해안에 설치된 ‘버들선생’이다.

철재로 만들어 바람이 세게 불면 소리가 난다.

파도 높이에 따라, 물때에 따라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만조에는 작품 아랫부분이 물에 잠겨, 마치 바다에 떠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커다란 손을 형상화한 ‘천국으로 가는 계단’도 사랑받는다. 원래 손 위에 계단이 있었으나,

일부가 떨어져 나가 지금은 손만 덩그러니 남았다.

작품에는 제목이나 설명이 따로 없다. 작품명이 궁금하면 공원 내 카페에서 물어봐야 한다.

공원에는 ‘모도와 이일호’라고 새겨진 커다란 화강암이 작가의 존재를 알려준다.

여행자는 작가가 작품을 만든 의도를 상상하며 자유롭게 공원을 둘러본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사람, 자연과 어우러진 작품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이일호 작가는 자신의 삶과 작품이 어우러진 《어디만큼 왔니, 사랑아》에 다음과 같이 썼다.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 무안 회산백련지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 무안 회산백련지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 무안 회산백련지

흙탕물 속에서 피어나는 순백의 꽃

안면송과 함께하는 치유의 시간, 태안 안면도자연휴양림

‘진흙에서 피어나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하여 고단한 삶 속에서도 깨끗한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의 상징으로 비유되기도 하는 백련.

전라남도 무안에 위치한 회산백련지는 백련의 동양 최대 자생지다.

법정스님은 회산백련지를 다녀간 뒤 “한여름 더위 속에 회산백련지를 찾아 왕복 이천 리를 다녀왔다.

아! 그만한 가치가 있고도 남았다. 어째서 이런 세계 제일의 연지가 알려지지 않았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다.

”라고 수필집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에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저수지에서 동양 최대 백련 자생지로

무안 회산백련지는 면적이 313.313㎡로, 2001년 기네스북에 오른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다.

일제강점기 저수지 두 개를 합해 복룡지라는 저수지로 축조해서 농업용수를 공급했으나, 1981년 영산강 하구둑이 완공되면서 저수지 기능을 상실하고 연못이 되었다.

이곳이 백련의 서식지로 번성한 것은 1950년대부터다. 인근 덕애 마을의 주민이 백련 열두 뿌리를 심은 뒤 꿈에서 학 열두 마리가 내려와 앉은 모습을 보았다.

이를 좋은 징조라 여겨 정성껏 가꿔 지금의 연지가 되었고, 1997년 연꽃축제를 시작하면서 백련지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금은 수상유리온실, 수생식물생태관, 생태탐방로, 야외물놀이장,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체험과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무안 백련의 개회기는 7~9월

백련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하얀 꽃이 피는 건 아니다.

끝이 연한 분홍색이던 꽃잎이 시간이 지나며 점차 하얗게 변하다가 백련이 되는 것이다.

무안백련은 생육기간이 길고 꽃과 잎, 연근이 다른 백련보다 크다. 꽃은 가장 늦게 피며 오래 핀다.

개화기는 7~9월로, 이른 새벽에 피었다가 오후면 봉우리를 닫기 때문에 활짝 핀 연꽃을 보려면 새벽에 찾아야 한다.

꽃이 일시에 피어나는 홍련과는 달리, 백련은 7월부터 연잎이 덮이기 시작하여 3개월

동안 연못을 가득 메우는데, 대부분의 꽃송이가 주먹만 하고 연잎 지름은 1m 안팎이나 된다.

느림의 미학으로 산책할 수 있는 생태탐방로

백련지 주차장은 두 곳으로 수석전시실이 있는 정문 쪽에 하나, 오토캠핑장이 있는 후문 쪽에 하나가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주차장이 있고 왼쪽으로 향토음식관 건물이 보이는데 아직 영업을 하지 않는다.

2층에는 연꽃주제영상관과 수석·분청사기 전시관이 있다. 탐방로는 연지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과 연지 사이를 걷는 생태탐방로로 나뉜다.

연꽃 밭 사이로 조성된 탐방로의 양옆으로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연꽃대가 가득 차 있다. 연꽃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미로를 탐험하는 기분마저 든다.

탐방로에는 백련을 비롯하여 수련, 가시연꽃, 어린연꽃 등 30여 종의 연꽃 및 50여 종의 수중식물과 수변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생태학습을 위해 수생식물, 야생화, 재래작물 등을 심어놓은 자연학습장도 있다.

무안백련, 가시연, 어리연, 개연 물질경이 등 희귀 물풀이 자라고 붕어, 잉어, 가물치, 메기 등

토종 물고기가 살고 있어 아름다운 경관과 더불어 생태학습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연못을 가로지르는 280m 길이의 백련교가 있으며, 다리 중간에 높이 1m의 전망대도 세 개 있다.

또한 번뇌를 식히는 108 출렁다리, 수상유리온실, 수생식물생태관이 있다.

수생식물생태관은 스마트 온실체험장으로 재탄생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환경제어시설 관리와 내·외부 상시 모니터링을 갖춘 491㎡ 규모의 온실체험장이다.

안면송과 함께하는 치유의 시간, 태안 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송과 함께하는 치유의 시간, 태안 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송과 함께하는 치유의 시간, 태안 안면도자연휴양림

캠프 그리브스 에서라면 나도 태양의 후예!

시원한 바다가 절로 떠오르는 8월이다.

절정에 안면송과 이른 무더위를 조금이라도 식히고자 수많은 사람이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을 떠난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그중 서해는 수도권에서 넉넉히 2시간이면 닿아 평일과 주말을 불문하고 당일치기로 찾는 여행객이 많고,

대체로 수심이 얕고 수온이 높아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해수욕장이 여러 곳이다.

안면도는 섬 서쪽이 태안해안국립공원에 속할 만큼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자랑한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태안반도를 중심으로 북쪽 가로림만에서 남쪽 안면도에 이르며, 국내 유일한 해안 국립공원이다.

모래 해안이 발달했고,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모래와 암반, 갯벌 등이 다양하게 분포한다.

방포, 꽃지, 백사장, 청포대, 몽산포, 삼봉, 바람아래 등 안면도에만 무려 14개 해수욕장이 있다.

혹시 안면도가 섬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안면도는 원래 태안반도에서 남쪽 바다로 길게 뻗은 곶(串)이었다.

고려 시대 세곡선이 거친 뱃길에 빈번히 좌초하자, 안전한 항로를 확보하기 위해 운하를 만들면서 태안반도의 안면곶을 절단해 인공 섬이 됐다.

이로써 안면도는 330여 년 동안 섬으로 존재했고, 1970년 12월 태안반도와 안면도를 잇는 안면교가 건설되면서 다시 육지와 연결됐다.

이후 안면교가 노후함에 따라 1997년 안면대교를 새로 건설했다.

그런데 왜 안면도일까? 이는 안면도의 숲과 연관이 있다. 안면(安眠)은 ‘운하가 완공된 이래 배가 더는 침몰하지 않아 백성이 편안하게 잔다’는 뜻이지만,

‘숲이 우거진 자연환경 덕분에 숙면이 가능한 곳’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안면도의 숲은 수령 100년 내외 안면송이 밀집하고,

이 안면송 천연림에 안면도자연휴양림이 들어섰다.

1992년 9월 개장한 안면도자연휴양림은 380여 ha에 안면송이 집단으로 자생한다. 우리나라 토종 붉은 소나무인 안면송은 고려 시대에 궁궐과 선박을 만드는 목재로 쓰였고,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비롯해 주요 함선에 사용했다. 목질이 우수해 도벌과 남벌이 심해지자,

왕실이 봉산(벌목을 금지한 산)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했다. 1965년부터 충청남도가 직접 관리했고,

산림청의 심사를 거쳐 2019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했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은 무장애나눔길, 스카이워크, 치유의숲길을 비롯해 5개 봉우리로 이어지는 조개산 등산로 등 남녀노소가 걷기 좋은 소나무 숲길을 고루 조성했다.

조개산(朝開山)은 ‘아침을 여는 산’이라는 뜻으로, 최고봉인 탕건봉(92.7m)에 서면 삼면의 바다와 멀리 오서산까지 한눈에 담긴다.

해발 100m도 안 되는 탕건봉이 안면도 1경을 차지하는 까닭이다.

안면송은 줄기가 곧고 길며, 수형이 우산 모양이고, 다른 소나무에 비해 목질이 단단하다.

표고가 낮은 구릉지대에서 자라 햇볕과 바람 등을 고스란히 받은 덕분이다.

각 나무의 윗부분이 닿지 않고 일정한 틈을 두며 조화롭게 뻗어가는 수관 기피 현상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곳의 소나무가 전부 건강한 것은 아니다. 수령 150년에 가까운 일부 소나무는 일제강점기 송진 채취 작업으로 껍질이 무참히 벗겨진 흔적이 있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은 숲속의집(한옥 포함)과 산림휴양관 등 숙박 시설, 산림전시관과 숲속교실, 산림수목원 같은 교육 시설, 잔디광장과 어린이놀이터,

족구장 등 체육 시설을 갖춰 자연에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충전할 수 있다.

산림전시관은 안면도의 역사, 목재 생산과정과 용도, 산림의 효용 가치 등을 누구나 알기 쉽게 소개한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은 안면송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공유하기 위해 방문객을 대상으로 무료 숲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연물 공예 체험, 숲속 놀이동산, 청소년 숲속 교실, 숲속 행복 나눔 등 무료 상설 프로그램도 알차다. 휴양림 사무실에 전화로 예약하거나 현장에서 신청한다.

하절기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첫째 수요일 휴관),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400원이다.

캠프 그리브스 에서라면 나도 태양의 후예!

캠프 그리브스 에서라면 나도 태양의 후예!

캠프 그리브스 에서라면 나도 태양의 후예!

식물도 목욕을 좋아해요! 저면관수 물주기법 배워보기

2016년을 뜨겁게 달구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송커플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음과 동시에 촬영지 역시 화제다.

그중 한 곳은 군대 드라마답게 민통선 내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만큼 세트는 철거되어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어떠랴.

송중기의 손길을 따라 눈에 조금이나마 익숙한 곳이 데자뷔처럼 나타난다면 어디라도 좋은 것을!

라이언일병을 구한 부대 주둔지, 캠프 그리브스

전쟁영화,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 눈 번쩍 뜨고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 있다.

미국드라마 ‘밴드오브브라더스'(Band of brothers) 속 주인공이자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주인공 라이언이 소속되어 있던 506연대. 그들이 우리나라에서 주둔했던 ‘캠프 그리브스’다.

‘태양의 후예’ 배경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상공간 우루크 기지로 더 친숙한 이곳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후 미 2사단 506 보병대대가 2007년 8월 반환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가장 오래된 미군기지 중 한 곳이다.

현재도 외관만 보면 유시진 대위 근무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군부대의 느낌이 물씬 난다.

캠프 그리브스는 남북 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비무장지대, DMZ(demilitarized zone)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떨어져 있다.

군부대는 지난 2004년 철수했지만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당시 모습을 전한다.

20만㎡가 훌쩍 넘는 대지 위엔 송중기가 ‘태양의 후예’에서 미군과의 격투씬을 통해 멋진 액션을

펼쳤던 정비소를 비롯한 장교 숙소, 생활관과 체육관 등 다양한 시설이 그대로 보존돼 가히 근대문화유산이라 할 만하다.

문화적 가치가 충분하지만 철거 위기에 놓였던 캠프 그리브스는 경기도, 파주시의 노력 끝에 민간인을 위한 평화안보 체험시설로 변신했다.

안보관광, DMZ 생태체험 등 다채로운 경험은 물론, 민간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최초의 유스호스텔이 우리 곁에 찾아온 것이다.

군대야? 유스호스텔이야?

캠프 그리브스를 방문하기 위해선 먼저 군에 사전신청을 해야 한다.

탁 트인 통일대교 앞의 설렘도 잠시, 무수한 바리게이트와 철저하게 신분증을 검사하는 각 잡힌 군인들의 모습에 괜히 가슴이 쿵쾅거린다.

간신히 추스른 마음은 ‘출입금지’라는 글귀와 함께 군부대와 다름없는 캠프 그리브스 철조망 입구 앞에서 덜컹 내려앉고 만다.

미군 장교들의 숙소 한 동을 리모델링한 유스호스텔은 최대 24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층에는 사무실과 소강당, 2~3층에는 숙소, 4층에는 실내 활동을 위한 대강당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군대 내무반을 연상케 하는 숙소와 군대에서 사용하는 식판을 이용한 식사,

그리고 1사단 장병들의 안보 교육과 함께 즐기는 뮤직콘서트인 나라사랑 콘서트까지 삼종세트를 마주하면 입대한 착각이 들 정도다.

이곳은 체력 단련 등 수련 시설이 없는 대신 민통선 안이라는 특이점을 이용한 독특한 안보 체험이 찾는 이들을 반긴다.

당일 및 1박 2일, 2박 3일 프로그램 모두 필수로 진행하는 견학 프로그램 ‘DMZ 1129’는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도라산 평화공원 등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며 워크북 속 특별한 과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길었던 전쟁기간 1129일을 의미하는 이 프로그램은 DMZ 및 현 남북 분단 현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 인기 만점이다.

이외에도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참여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안보OX게임, 통일을 기원하며 미니장승, 또는 솟대 만들기,

특급전사 선발, 캠프 놀이마당, 도전 DMZ 골든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되어 있다.

행사의 끝인 평화기원 리본 달기에서 한 어린 학생이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쓴 ‘남북통일’은 뭉클하기까지 했다.

식물도 목욕을 좋아해요! 저면관수 물주기법 배워보기

식물도 목욕을 좋아해요! 저면관수 물주기법 배워보기

식물도 목욕을 좋아해요! 저면관수 물주기법 배워보기

8월의 대〔竹〕 피서 구례 섬진강대숲길

목욕 좋아하시나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면 욕조에 물을 받아 느긋한 목욕을 즐기고 싶어질 때가 있죠.

늘 샤워기로 물을 받아먹던 식물 친구들은 어떨까요?

이 아이들도 목욕을 좋아할까요? 오늘은 식물이 좋아하는 색다른 물주기법, 저면관수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려 해요~

오늘도 트리플래닛만 믿고 따라오세요!

저면관수가 뭔가요?

낮은 곳으로부터 물을 대다.

저면관수(底面灌水), 반려식물을 어느 정도 키우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인데요,.

처음 들으면 한자로 이루어진 이 단어가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사실은 한자 풀이 그대로 “낮은 곳으로부터 물을 댄다”라는 아주 쉬운 뜻인데 말이에요.

위로부터 물을 주는 방법 / 아래로부터 물을 주는 방법, 저면관수

위에서 물을 주는 일반적인 방법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계속 이 방식으로만 물을 주다 보면 토양이 단단해지고, 또 물이 내려가는 물줄기가 만들어져 흙이 골고루 젖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런데 아래로부터 물을 주면 뿌리부터 물이 충분히 젖어들기 때문에 뿌리가 건강해지고 고르게 물을 마실 수 있답니다.

저면관수는 언제,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

식물이 목마른 더운 날씨에 물을 받아 담가두세요.

화분이 충분히 잠길 수 있는 대야나 싱크대에 물을 받고, 화분의 1/3 정도가 푹 잠기도록 담가주세요.

그렇게 최소 1시간에서 반나절 정도 두면 되는데요,

중간중간 물을 충분히 머금었는지 흙 윗면을 손가락으로 눌러 체크해 물이 윗면까지 충분히 젖었을 때 빼내주시면 된답니다.

저면관수는 분명 식물이 좋아하는 물주기법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저면관수로 물을 줄 필요까진 없어요!

목이 자주 마르는 더운 날씨, 그리고 흙이 젖어도 충분히 마를 수 있는 시기에 한 번씩 해주시면 됩니다.

저면관수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나요?

과습은 금물!

앞서 말씀드린 저면관수법을 제대로 따라 한다면, 어떤 식물이든 모두 저면관수를 좋아할 거예요.

하지만 지금처럼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나 생장이 더딘 겨울철에는 과습 되지 않도록 신경 써 주셔야 한답니다.

식물의 물주기에 있어서 과유불급이라는 말은 꼭 지켜져야 하거든요!

장마철엔 물에 젖은 흙이 잘 마르지 않고,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물을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식물의 생장 주기에 맞춰서 주시는 게 좋아요.

아무리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도 뿌리가 오래 젖어있으면 과습으로 아플 수 있답니다.

또 물을 주신 후엔 해와 바람이 잘 드는 곳에 두고, 통풍을 시켜 주시면 더 좋겠지요?

그럼 다가오는 뜨거운 여름날, 오늘 배운 저면관수로 우리 아이들 시원하게 물 한 번씩 주고 멋진 부모님으로 거듭나자고요!

8월의 대〔竹〕 피서 구례 섬진강대숲길

8월의 대〔竹〕 피서 구례 섬진강대숲길

8월의 대〔竹〕 피서 구례 섬진강대숲길

장성에 희망을 전하는 문화가꽃피다

섬진강 곁의 대숲 사이로 첫걸음을 뗀다. 곧장 신석정 시인의 〈대숲에 서서〉가 보인다. 첫 연은 이렇게 시작한다.

“대숲으로 간다. / 대숲으로 간다. /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대나무는 잎보다 줄기가 먼저다.

무성한 잎의 푸름보다 한사코 제 몸의 곧음으로 말을 건다.

그래서 대나무 한두 그루는 성글지만, 무리 지은 대숲은 조밀하고 단단해서 여름 볕을 거뜬히 피할 수 있다.

그 기개가 시인에게는 “기척 없이 서서 나도 대같이 살”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했을 테다.

구례에 내려 당장 섬진강대숲길부터 찾아도 좋겠다.

KTX 구례구역에서 약 3.3km 거리고, 구례 읍내에 있는 구례공영버스터미널에서도 3km가 안 돼 대중교통으로 닿기에 수월하다.

자가용 이용자는 구례섬진강대숲길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굴다리를 지난다.

주차장과 섬진강 사이 짧은 단절감이 살짝 설렘을 안기고, 끝에서 다른 세상이 열린다.

굴다리를 벗어나면 정자 쉼터와 섬진강, 그 너머 오산이 반긴다. 섬진강대숲길은 왼쪽이다.

대숲 하면 담양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구례 대숲은 담양과 다른 매력으로 반짝인다. 섬진강과 나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8월의 섬진강 물길 따라 대숲 뒤 먼발치로 지리산이 물결친다. 구례가 자랑하는 풍경이 한데 모인 셈이다.

섬진강대숲길에 첫발을 디딜 때, 그 숲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구례가 아껴둔 비밀의 정원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숲이 들어선 사연은 섬진강과 무관하지 않다.

일제강점기 이 일대에서 사금 채취가 무분별하고 횡행했다.

섬진강 금모래가 유실되고 이를 안타까워한 주민들이 강변 모래밭을 지키기 위해 대나무를 심은 게 섬진강대숲길의 시작이다.

섬진강대숲길은 정자 쉼터가 있는 초입에서 편도 약 600m 구간이다. 섬진강 물길을 따라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길은 평지에 가깝지만 약간 경사가 있어 대숲의 소실점이 조금씩 변하며 율동을 만든다.

몇 걸음 떼지 않아 신기하게도 섬진강이 잊히는데, 대숲은 그저 섬진강에 기댄 숲이 아니라는 듯 제 목소리를 낸다.

신석정 시인처럼 “나도 대같이 살”고 싶어 대숲에 오진 않았지만, 섬진강대숲길에 서니 시인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어느새 땡볕이 사라지고 마디마디 곧은 대나무 줄기가 무리 지어 그늘을 드리운다.

대숲의 음영은 활엽수 그늘과 달라, 수평으로 넓기보다 수직으로 깊다. 절로 고개를 들고 시선은 높고 먼 데를 향한다.

섬진강대숲길에 벤치가 많은 건 숨이 차거나 다리가 아픈 이를 위함이라기보다, 거기 앉아 대나무로 빼곡한 숲을 바라보라는 뜻이다.

초록 선이 빗살처럼 가득한 대숲은 짙은 초록이 마음을 씻는다.

봄이나 가을이었다면 슬며시 부는 강바람이 ‘솨~’ 하며 숲의 일렁임을 만들었겠지만, 여름의 대숲은 그 요동 없음이 대나무의 오롯한 멋을 뽐낸다.

포토 존도 여럿이다. 중간 지점에 섬진강 쪽으로 뻗은 샛길이 있고, 섬진강대숲길 경계 즈음에 그네가 놓였다.

실루엣을 ‘셀피’로 담기 좋은 자리다.

섬진강 풍경을 한 걸음 가까이에서 맞을 수 있고, 섬진강과 무척교와 지리산이 어우러진 전망을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별빛 프로젝트’는 섬진강대숲길을 밤에 한 번 더 찾게 만드는 요인이다.

어둠이 내린 숲은 무지갯빛으로 변신하고, 사방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 조명은 신비롭기 그지없다.

초입에는 초승달, 안쪽에는 보름달 포토 존에서 낮에 이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야간 조명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들어온다.

여름 대숲은 모기 걱정이 앞선다. 섬진강대숲길 입구에 해충 기피제 자동 분사기가 있다.

정자 쉼터 인근 대형 카페는 잠시 쉬었다 가기 적당하다.

섬진강대숲길 강 건너편으로 오산이 보인다. 정상부에 자리한 사성암(명승)은 고승 네 명(의상, 원효, 도선, 진각국사)이 수도했다 해 그리 불린다.

절벽 위에 당당한 유리광전이 강렬한 첫인상이다. 산왕전(산신각) 옆 도선굴 역시 거대한 바위틈이 경이롭다.

전망도 사성암의 자랑이다. 동쪽으로 섬진강과 구례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 굽이치는 지리산 연봉이 한 차례 더 감탄을 자아낸다.

그만큼 해발고도가 높다. 차로 갈 수 있지만, 사성암관광지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편하다. 버스로 10~15분 이동한다.

장성에 희망을 전하는 문화가꽃피다

장성에 희망을 전하는 문화가꽃피다

장성에 희망을 전하는 문화가꽃피다

곰보다 더 많은 꽃과 나무들이 있는 곳 – 세종 베어트리파크

카페에서 시작해 전통문화공간으로

전남 장성에 위치한 주민사업체‘문화가꽃피다’는 한옥카페 겸 전통문화공예체험 공간이다.

처음에는 오래된 한옥을 리모델링해 전통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한옥카페 ‘돌담길’로 시작했다.

2022년 관광두레를 만나게 되면서 박물관과 다문화센터 등에서 기획전시와 국가유산을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전통문화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돌담 안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한옥카페

문화가꽃피다의 주요 활동 공간인 카페 돌담길의 외관은 이름 그대로 오래된 ‘돌담’이 빙 둘러싸고 있다.

담벼락에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듯 담쟁이넝쿨이 터를 잡고 푸름을 뽐낸다.

넓게 펼쳐진 정원에는 테라스와 본채, 별채가 있다.

아름드리나무 아래에서 시원한 그늘을 만끽하며 한옥의 벽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조선시대로 타임슬립이라도 한 것만 같다.

돌담길의 매력이 십분 발휘되는 공간은 카페의 내부.

알록달록한 병풍이 파티션처럼 서있고, 소박하고 단순해 보이지만 절제와 균형이 있는 전통창호가 있다.

곳곳에 우리 고유의 방식으로 지어진 한옥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돌담길의 대표 메뉴는 단팥을 사용한 단팥라떼다.

팥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만든 팥빙수가 녹았고, 딸이 음료처럼 마시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팥이 들어간 라떼와 커피는 좋은 반응을 얻어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달 것 같은 예상과 달리 은은히 느껴지는 달콤함이 포인트다.

팥이 들어간 만큼 포만감도 크고, 무더운 날에는 살짝 얼려서 스무디처럼 먹어도 제격이다.

팥을 사용한 특이한 메뉴가 하나 더 있다.

팥과 비트를 섞어 만든 팥비트 차이다. 비트가 건강에 좋은 채소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비트 특유의 텁텁한 맛과 향 때문에 단독으로 먹기엔 부담스럽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자 구수함이 있는 팥과 접목시켰다.

팥의 고소한 향과 맛이 비트와 은근히 어우러지는 게 매력이다.

돌담길에서 선보이는 모든 메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 대표의 손길이 닿아있다.

여름철엔 거의 매일 아침 팥을 삶고, 겨울철엔 별채에 있는 탕약기로 직접 쌍화차를 내린다. 전통차와 에이드에 사용되는 청 역시 직접 담갔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공존

돌담길이 SNS를 통해 지역민을 넘어 타지인들에게까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장성에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어났다.

한옥 자체의 아름다움과 함께 한옥카페 특유의 개방감 속에서 전통문화까지 경험할 수 있어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현재 수강 가능한 프로그램은 보자기 공예와 전통매듭 짓기 두 가지다. 돌담길의 별채인 사랑채에서 수강 가능하다.

보자기에는‘복(福)을 싸서 선물하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보자기 공예는 이런 의미처럼 물건의 모양을 상관하지 않고, 무엇이든 감쌀 수 있는 포용의 의미를 담아 소중하게 포장하는 전통실용아트다.

보자기 공예는 1시간 동안 3가지 보자기 매듭을 지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병과 바구니, 가방 등이 보자기로 감싸져 예쁨을 장착한다.

요즘 필수품으로 통하는 손소독제도 귀여운 매듭으로 포인트를 줄 수 있어 눈길을 한 번 더 사로잡는다.

무엇보다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환경적으로도 좋아 선물은 물론 생활소품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전통매듭 공예는 1시간 동안 매듭으로 책갈피, 팔찌, 귀걸이, 부채 선추 등을 만들어 보는 체험이다.

전통매듭은 끈목을 사용하여 여러 가닥을 맺고 엮어 모양을 내는 우리 고유의 장식이다.

화려한 색상으로 의복이나 생활용품을 꾸며주어 사물을 돋보이게 해준다.

실과 가위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요즘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전통공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