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속도로 물의 낭만을 찾아가는 남양주여행

느린 속도로 물의 낭만을 찾아가는 남양주여행

느린 속도로 물의 낭만을 찾아가는 남양주여행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 맞추는 꽃길 남양주 천마산

한강은 강의 길이가 낙동강보다 10여㎞ 길이가 짧아 남한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지만

유역 면적은 단연코 가장 넓은 강이고,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긴 역사의 수도 서울을 동에서 서로 가로 지르는 중요한 강이다.

한강을 따라 수많은 세금과 물자가 이동하였고 사람과 문화가 움직였으며 역사가 흘러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강은 북한강과 남한강으로 나뉘는데 이 둘은 남양주시와 양평군이 맞닿아 있는 곳에서 만난다.

그래서 이곳을 두 개의 물이 만나는 곳, ‘두물머리’라 불렀으며 한자어로 ‘양수리’라고도 한다.

예전부터 두물머리와 인근 한강 가장자리는 물의 낭만을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성지였다.

이곳에는 물의정원이라는 잘 가꿔진 아름다운 강변산책길이자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우리 역사에서 걸출한 인물로 유명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묘소가 자리하고 있어 실학을 알아보고자 하는 탐방객을 불러들였다.

느린 속도로 물의 낭만을 백배 즐기며 실학의 향기에도 흠뻑 젖어보는 여행. 남양주여행의 핵심이다.

물의 정원은 10여 년 전 두물머리의 바로 북쪽, 북한강 서쪽 편에 강변생태공원으로 조성되었다.

보통 강변공원이나 호반공원은 물 옆으로 하나의 산책길만 만들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인 데

반해 이곳은 물 바로 옆에도 산책로가 있고 잔디밭 사이로도 산책로가 있고, 먼발치로 강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길도 있다.

말 그대로 공원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영역에 조성되었다는 점이 특색이다.

그만큼 시원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강변 산책로에는 많은 나무들이 운치를 더하는 가운데 드문드문 앉아서 강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의자와 그네도 준비되어 있다.

그야말로 ‘물멍’에 최적화된 탐방지이다. 더없이 반가운 것은 약 50만m²에 가까운 드넓은 공원의 탐방로가 거의 무장애길이라는 사실이다.

약간 울퉁불퉁한 길도 있고 살짝 경사가 있는 구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거의 전 구간을 휠체어로도 탐방할 수 있다.

이곳은 늦봄에는 양귀비꽃이, 초가을에는 코스모스가 넓은 영역에 만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만 꽃의 개화시기에는 인파가 많이 몰리며, 특히 주말에는 주차장에 주차하기도 만만치 않을 정도이니 참고하자.

또한 여름에는 연꽃과 원추리꽃이 아름답게 피어나고 갈대밭도 있으며 기타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있어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빼앗는다.

처음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강변공원이 있었구나 하며 감탄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이곳은 경의중앙선 전철역인 운길산역에서 불과 500여m밖에 되지 않는 거리에 있어서 도보로 10여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남양주의 다른 탐방지를 제쳐두고 전철을 타고 운길산역에 내려서 이 곳 한 곳만 여유롭게 즐기고 돌아가도 좋겠다.

하나 아쉬운 점은 공원 안에 장애인 화장실이 한 곳도 없다.

예전에 탐방했을 때는 주의 깊게 찾아보지 않아서 다시 방문했을 때 열심히 찾아봤으나 장애인 화장실이 보이지 않았다.

남양주시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설치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 맞추는 꽃길 남양주 천마산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 맞추는 꽃길 남양주 천마산

쪽동백 융단 밟고 족도리풀 눈 맞추는 꽃길 남양주 천마산

초록빛 쌈밥의 계절 경기도에서 소문 자자한 쌈밥집

수도권을 대표하는 야생화 산행지는 남양주 천마산이다. 해발 812m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너른 품에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고 진다.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천마의집을 지나 돌핀샘까지 이르는 코스는 ‘야생화 길’이라 불러도 좋은 구간이다.

등산로를 하얗게 덮는 쪽동백과 국수나무 꽃이 6월 말까지 피어난다.

하트 모양 잎사귀 아래 자주색 꽃이 사랑스러운 족도리풀은 모녀가 헤어져 그리워하다 죽은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 천마산에는 터리풀, 삿갓나물, 매발톱꽃, 산꿩의다리, 풀솜대, 참꽃마리, 용둥굴레, 지느러미엉겅퀴 등 이름도 정겨운 야생화가 당신을 기다린다.

느린 걸음으로 풀숲을 눈여겨보면 된다.

북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45번 국도에는 물의정원,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 피아노폭포, 전망 좋은 카페 등 즐길 게 많다.

고종과 순종이 잠든 홍유릉도 인상적이다.

남양주 천마산은 수도권에서 야생화 산행을 이야기할 때 손꼽히는 곳이다.

해발 812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다양한 꽃이 철 따라 피고 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산행은 정상을 밟으려고 오르지만, 꽃 산행은 길가에 핀 꽃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기쁨이 더 크다.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늦추면 수풀 속에 숨은 야생화를 찾을 수 있다.

천마산 등산 코스는 여러 갈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호평동 수진사 입구에서 출발해 천마의집 수련원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코스다.

경춘선 전철 천마산역에서 천마산관리소, 깔딱고개, 뾰족봉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코스도 일반적이다.

야생화 탐방객이 즐겨 찾는 코스는 오남읍 팔현리에서 계곡을 따라 천마의집이나 돌핀샘까지 걷는 길이다.

수진사 코스도 계곡을 끼고 이어져 꽃 종류가 다양하므로, 천마산을 처음 찾는다면 이 코스를 추천한다.

계곡 길로 올라야 꽃이 많고 코스도 짧다.

천마의집 조금 위까지 이어지는 임도에서는 산딸기, 산괴불주머니, 매발톱꽃, 오동나무, 함박꽃나무 등을 볼 수 있다.

수진사에서 시작해 천마의집, 돌핀샘을 지나 팔현리로 내려가는 코스를 걷는다.

꽃을 찾으며 걸음을 옮기니 천마의집까지 한 시간 넘게 걸린다.

늦봄에 피어 여름을 부르는 쪽동백 꽃은 새하얗고 탐스럽다.

동백꽃 낙화가 장관이듯, 쪽동백 꽃도 송이째 떨어져 등산로나 계곡물 위를 뒤덮는다.

계곡 위로 드리운 가지를 올려다보면 순백색 꽃이 줄줄이 매달려 환하게 불을 밝힌 것 같다.

5~6월에 피어 이맘때 등산로나 계곡 주변에서 자주 마주친다.

흔하기로 치면 국수나무가 최고다. 산 아래부터 능선까지 전국의 숲에서 국수나무 연노란 꽃을 만날 수 있다.

보라색 꽃이 예쁜 벌깨덩굴, 가녀린 여인을 보는 듯한 민백미꽃도 찾기 쉽다.

등산로 옆이나 산비탈에 아기 손바닥만 한 하트 모양 잎사귀가 있다면 살짝 들춰보자.

바닥에 붙은 자주색 꽃이 보인다. 혼례 때 신부가 머리에 쓰는 족두리를 닮았다고 족도리풀이다.

옛날에 궁녀로 뽑힌 아가씨가 멀리 중국까지 가서 헤어진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죽었는데, 어머니 산소 옆에 꽃으로 피어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야생화 중에는 아름답지만 위험한 것도 있다. 천남성은 뿌리에 독이 있다.

초록빛 쌈밥의 계절 경기도에서 소문 자자한 쌈밥집

초록빛 쌈밥의 계절 경기도에서 소문 자자한 쌈밥집

초록빛 쌈밥의 계절 경기도에서 소문 자자한 쌈밥집

요즘 뜨는 레포츠 실내 서핑(flow boarding)

싱그러운 공기와 더불어 맛있는 쌈밥, 남양주 ‘목향원’

서울에서 1시간 정도만 벗어나도 공기부터 다르고 시야가 달라진다.

경기도 남양주로 접어들면 덕릉고개 넘어 흥국사로 진입하는 길 끝에 목향원이 있다.

이런 외진 곳에 쌈밥집이 있을까 싶어 두리번거리다 보면 약 6,612㎡ 규모의 목향원이 내려다보인다.

소박한 초가집 세 채와 옹기종기 놓인 장독, 나무로 꾸민 작은 연못과 아기자기한 정자가 시골집에 온 듯 정겹다.

200여 명까지 수용하는 초가집 세 채는 점심시간이면 늘 만원이라 입구에서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

아늑한 공원을 천천히 걷다 보면 평균 대기시간 30분이 지루하지 않다.

수락산과 불암산을 등반하고 내려오는 손님이 많아 3월부터 10월까지 더욱 붐빈다.

식당에 들어서면 향긋한 숯불 불고기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식당 뒤편에는 온종일 숯불에 돼지불고기만 굽는 직원이 따로 있다.

화력 좋은 숯불 위에 돼지불고기 얹은 석쇠를 23번씩 돌려가며 날렵하게 구워내 숯불 향은 잡고 촉촉한 고기 맛은 살렸다.

정성껏 구운 돼지불고기는 뜨거운 불판 위에 올려서 손님상에 낸다. 쌈을 다 먹는 동안 돼지불고기가 따끈해서 좋다.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에서 직접 농사지어 공수하는 쌈채소는 벌레 먹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믿음직하다.

다청채, 청로메인, 적겨자, 케일, 적근대, 상추, 적로메인 등 일곱 가지 쌈채소가 무한 리필이다.

매일 담그는 겉절이 김치는 신선하고,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는 시골 할머니의 구수한 맛을 담았다.

부드럽게 볶아낸 시래기는 안동에서 가져온 거라 더 맛있고, 우렁이 들어간 쌈장은 쫄깃하고 구수한 맛에 쌈 한 접시가 금세 동이 난다.

밥상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접시에 담긴 흑미밥, 조밥, 쌀밥이다.

양이 꽤 많은데도 구수한 맛의 노란 조밥이나 쫀득한 맛이 일품인 흑미밥이나 부드러운 쌀밥,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

제철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는 쌈밥, 안양 ‘쌈도둑’

관악산으로 올라간 등산객이 안양 쪽으로 하산하는 길이라면 잊지 않고 들르는 집이 있다.

주인장이 10년째 취미 삼아 가꾸는 야생화가 푸짐한 쌈밥과 함께 꽤 유명한 쌈도둑이다.

식당 입구에 걸린 큼지막한 현수막이 눈에 띈다. 환경부담금 2,000원. 반찬을 남기는 손님이 내야 하는 벌금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식당 한쪽에 로메인 상추, 배춧속, 케일, 적치커리, 청겨자

적겨자, 다청채, 적상추, 셀러리, 당귀 등 철 따라 바뀌는 쌈채소만 10여 가지가 뷔페식으로 놓여 있다.

그 옆에는 시원한 백김치, 원추리 숙주나물, 더덕장아찌, 우거지지짐, 뽕잎나물, 연근샐러드, 우엉장아찌, 양장피와 씨앗쌈장이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다.

여덟 가지 반찬이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매력적이어서 욕심껏 담다 보면 평소 식사량을 잊게 된다. 식사하는 동안 환경부담금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요즘 뜨는 레포츠 실내 서핑(flow boarding)

요즘 뜨는 레포츠 실내 서핑(flow boarding)

요즘 뜨는 레포츠 실내 서핑(flow boarding)

한북정맥 끝자락 남양주 남쪽 트레킹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문제는 서핑을 하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는 것.

날씨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고 어느 바다로 가야 좋을지 찾아보고 교통체증도 감수해야 한다.

취미생활 좀 하겠다고 바다까지 달려갈 마음이 안 날 때 훌륭한 대안이 있다. 실내 서핑장이다.

파도 찾아 온 바다를 방황하지 않아도 되고 장마철에도 서핑을 할 수 있다.

실내 서핑장, 그곳에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파도가 있다.

‘실알못(실내 서핑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설명 타임

실내 서핑은 인공 파도를 타는 레포츠다. 정확한 명칭은 ‘플로보딩(flow boarding)’. 서핑보드의 이름은 ‘플로보드(flow board)’다.

일반 서핑보드는 웬만한 어른 키를 훌쩍 넘지만 플로보드는 스노보드 정도의 길이다.

실내 서핑장에 가면 물이 흐르는 널따란 풀장 내지는 미끄럼틀 같은 것이 눈에 띈다. 인공 파도를 타는 공간인 ‘서페이스(surface)’다.

실내 서핑의 가장 큰 매력은 날씨나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어느 바다로 가야 파도가 좋을지 고심해야 했던 서퍼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 물이 무서운 사람도 실내 서핑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서페이스 수심은 발목 위에서 찰랑거리는 정도다. 수영을 못한다 해도 빠져 죽을 일은 없다.

파도에 올라탈 마음만 있으면 실내 서핑 준비 끝.

플로보딩의 준비물은 무엇인가요?

실내 서핑장에서는 플로보드, 수상스포츠용 의류인 래시가드, 스포츠타월 등을 대여한다(플로보드는 무료,

래시가드와 스포츠타월은 유료다). 래시가드 안에 입을 수영복을 챙기고 몸만 가면 된다.

바다 서핑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파도를 기다리느냐, 바로 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차이다.

바다 서핑은 탈 만한 파도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실내 서핑은 동일한 유속의 파도가 일정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밀려온다.

서핑에서 좋은 파도란 높은 파도가 아니다. 밀려오는 속도와 방향이 일정해야 좋은 파도다.

즉 똑같은 속도, 똑같은 방향의 파도를 유지하는 실내 서핑장은 좋은 파도의 기준에 부합한다.

같은 맥락으로 실내 서핑은 패들링이 필요 없다.

해안에서 보드에 엎드려 파도가 치는 지점까지 나아가는 것을 ‘패들링’이라고 하는데,

실내 서핑은 인공 파도가 치는 서페이스 위에서 모든 동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플로보드에 서려면 얼마나 타야 하나요?

서핑 입문자도 대부분 1시간 안에 플로보드에 선다. 스케이트보드나 스노보드를 타본 사람, 운동신경이 있는 사람은 한두 번 자세를 배우자마자 바로 타기도 한다.

초등학생부터 50~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데, 아이들이 빨리 배우는 편이다.

한북정맥 끝자락 남양주 남쪽 트레킹

한북정맥 끝자락 남양주 남쪽 트레킹

한북정맥 끝자락 남양주 남쪽 트레킹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30도 넘는 무더위와 수면을 방해하는 열기의 밤이 가깝다.

곧이어 장마철이기도 하다. 더위는 더위대로, 습기는 습기대로 연중 최고의 시련을 주는 때가 눈앞이라 생각하니 아찔하기까지 하다.

그때를 대비해 미리 컨디션, 체력 관리에 신경 쓰면 좋겠다. 건강에 좋은 트레킹 코스를 찾다 보니 남양주가 눈길을 끌었다.

전철 타고 다녀오는 트레킹 여행으로 남양주의 남쪽 트레킹 코스를 소개한다.

여정은 팔당역에서 시작해 가까운 남양주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예봉산(해발 683m)과 적갑산(해발 560m)을 지나 운길산역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약 10㎞.

티켓 대신 교통카드로 떠나는 여행

남양주는 서울과 가깝다.

오히려 너무 가까운 탓에 여행 가는 기분이 나지 않을 정도랄까.

가평, 양평, 춘천 등 관광 명소가 많은 지역 인근이라 여행지로 관심 끌기 어려울 같지만, 주말이면 많은 레포츠 애호가들이 모여든다.

등산복 입은 사람, 자전거를 가져온 사람, 인라인스케이트를 메고 온 사람 등등 레포츠 애호가들이 전철에서 일제히 내린다.

주말 오전 팔당역 풍경이다. 2007년 중앙선 팔당역이 개통되면서, 한강 자전거도로와 예봉산 일대 트레킹 코스로 접근성이 한층 좋아진 덕분이다.

팔당역 앞 광장에 여행 안내도가 있다.

또 각 코스의 길목마다 방향과 거리가 표시된 표지판이 있어 따로 지도를 챙길 필요가 없을 정도다. 팔당역에서 예봉산 등산로 입구까지 도보로 15분 정도 소요된다.

본격적인 등산에 앞서 남양주에 대해 알아볼 겸 팔당역 바로 옆 남양주역사박물관에 들러보길 권한다.

구석기시대부터 근대까지 남양주의 역사를 전시로 만날 수 있다. 특히 남양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봉선사의 대종 문양과 탁본에 관해 자세히 풀어놓은 전시가 인상적이다.

팔당역 가까이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옛 팔당역이 있다. 현재 출입문이 잠겨 있어 일반인의 접근은 어렵다.

자전거길을 통해 외부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관할 지역본부에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참고로, 개인 촬영을 하고 싶을 경우 역무실을 찾아가 요청하면 바쁘지 않은 때에 한해 출입이 가능하기도 하다.

서울이 한양 또는 한성으로 불리던 시절, 한양으로 향하던 선비들은 삼각산이 보이는 이곳 팔당에서 임금에게 예를 갖췄다고 전해진다.

거기서 예봉산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또 조선시대 나무 벌채권을 가진 ‘예빈시’ 관아에 소속된 산이라 하여 예빈산으로 불리기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예빈시에서 이 산의 나무를 수종사에 공급했다고 하며, 인근 지방의 목재 공급원으로 중요한 산이었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도 팔당2리 마을 주민은 예봉산 산신각에서 매년 2월과 9월에 산신제를 드린다.

예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7부 능선 전과 후로 나뉜다. 등산로 초입부터 7부 능선까지는 제법 넓은 산길이다. 경사가 완만해 다리를 풀기에 좋다.

7분 능선 즈음해서 길이 점점 가팔라지고 계단이 나타난다. 천천히 가도, 빨리 가도 힘든 건 마찬가지. 자주 숨 돌리며 풍경을 즐기시라.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해마다 6월이면 생각나는 한국전쟁.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란 수식어는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말해주고

남과 북을 가로막은 철책과 지뢰, 군부대로 상징되는 DMZ(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보여준다.

안보 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걸음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기도 북부의 연천으로 떠나는 안보 관광은 철책 너머로 손에 닿을 듯한 북한이 한눈에 들어오는 승전OP(Observation Post, 초소)에서 시작된다.

승전OP는 철원이나 고성 지역에 설치된 여행객을 위한 전망대와 달리 육군 25사단이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그러다 보니 망원경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국군 관측소와 북한군 관측소의 거리가 750m에 불과해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북녘의 산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승전OP 앞으로 남방 한계선의 철책이 길게 늘어섰고, 2km 북방에 휴전선이라 부르는 군사분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 앞에는 태극기와 유엔기가 꽂힌 GP(Guard Post, 휴전선 감시초소)가 있고, 북쪽으로 2km 지점에 북방 한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사이에 국군과 북한군의 관측소와 초소가 빼곡하게 설치되었다.

사소한 움직임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 트였고, 개미 기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철책 주변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 풍경과 다르지 않다.

나지막한 산자락이 파도처럼 이어지고, 잡초가 우거진 넓은 들이 펼쳐진다.

한국전쟁이 사람들의 왕래를 막아놓았을 뿐, 생명의 자유로운 움직임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루와 산양 같은 동물이 뛰어다니고, 독수리와 참매 등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희귀한 식물들이 자생한다.

민통선 안에서 농번기를 맞아 분주하게 모를 가꾸고, 밭을 일구는 농부들이 보인다.

풍경만 보면 남과 북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과 다르지 않아 언젠가는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아직은 남과 북이 마주하고 있기에 군인들이 24시간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승전OP의 감시 망원경으로 북한 초소와 북한군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감시 중이다.

우리 땅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낯선 풍경이 안보 관광에서 접할 수 있는 선물이다.

안보 관광을 할 때 지역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어디가 북한 땅인지, 멀리 보이는 건물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휴전선과 너른 평지, 중첩되는 산자락이 전부다.

하지만 승전OP 내 전망대에 마련된 지역 모형도를 보며 담당 군인의 설명을 듣고 나서 주위를 바라보면 느낌이 다르다.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장촌마을은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묵3리의 자연마을명이다.

영농조합법인 장촌마을 대표에 따르면 장씨가 모여 살아서 또는 마을 생김새가 길어서 장촌마을이라고 불려왔다고 한다.

‘용인’ 하면 으레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만 떠올리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장촌마을 주민들은 농촌공동체 활성화에 뜻을 모아 2018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2020년에는 관광두레 주민 사업체로 선정됐다.

조합원들은 대형 관광지가 아닌 지역민과 함께 용인의 속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로컬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자 했다.

산 좋고 물 좋은 자연환경을 배경 삼아 청정, 힐링, 안심이라는 여행 트렌드를 접목한 체험 상품과 지역 농작물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장촌마을에 들어서면 ‘MOOK3’ 카페가 눈에 띈다.

농촌마을 공동농장조성사업에 선정되어 2020년 11월에 개소한 시설로 마을 행정명인 묵3리를 이름에 담았다.

방치되어 있던 마을 내 폐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카페 겸 다목적 회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쉬어가고 회의도 연다.

방문객도 이용 가능하며 사진 액자 만들기, 나무 장승·솟대 만들기, 천연 밀납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카페에서는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고 마을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만든 음료를 만날 수 있다.

그중 수양홍도차가 대표 메뉴다.

야생 복숭아를 숙성시켜 만든 청으로 따뜻하게 차로 마시거나 시원하게 에이드로 즐길 수 있다.

마을에는 300그루가 넘는 야생 복숭아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음료와 곁들일 사라다(샐러드)빵과 크로켓도 준비했다.

주민들이 직접 키운 감자, 옥수수 등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먼저 사라다(샐러드)빵은 감자의 포슬포슬한 식감과 맛이 포인트다.

추억의 사라다빵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고소한 식감과 함께 추억까지 담았다.

감자를 삶아 으깬 후 옥수수를 듬뿍 넣어 만든 감자크로켓도 인기다.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 튀기면 입 안 가득 고소함이 느껴지는 수제 크로켓을 만날 수 있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사르르 녹는다. 단 사라다빵과 크로켓은 주말에만 판매한다.

농촌마을의 특징과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제철 농작물 관련 체험과 계절별 체험을 운영한다.

봄철에는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의 작물을 심고, 여름철부터 가을철까지는 작물을 수확하는 체험으로 이뤄진다.

농사를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일명 ‘농잘알(농사를 잘 아는 사람)’ 주민이 옆에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주어 든든하다.

봄과 여름 모두 방문한다면 내가 심었던 농작물을 수확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흙을 접할 일이 별로 없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다.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낙농체험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즐겁고 맛있는 놀이터다.

젖소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치즈와 아이스크림 등 우유로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고

목장의 상징인 푸른 잔디밭에서 뒹굴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놀이터가 있을까?

지난해 여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목장에서 낙농 체험을 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그후로 목장은 가족 체험 여행지 1순위가 됐다.

더위를 무릅쓰고 연천 애심목장을 찾은 이유도 아이들을 위해서다.

애심목장에 도착하니 먼저 온 체험객들이 동그란 공을 마구 굴리고 있다.

더위를 식혀줄 아이스크림을 구슬땀 흘려가며 만드는 중이다.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에 바닐라, 설탕을 넣어 뚜껑을 닫은 뒤 마구 흔들면 된다.

축구공 모양의 통은 이중으로 되어 있다. 안쪽 통에 아이스크림 재료를 넣고, 바깥에 얼음과 소금을 넣는다.

얼음이 녹으면서 주변의 온도를 낮춰 우유가 차갑게 되는 원리이다.

특별한 기계도 없이 얼음과 소금만으로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니 아이들은 부모가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줄 안다.

고소한 우유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이다.

잔디밭 한편에는 토끼장이 있다. 토끼장 안에 들어가 토끼를 안아보기도 하고, 쓰다듬어보기도 한다.

토끼가 좋아할 만한 풀을 뜯어 먹이로 주는 아이도 있다. 처음에는 가까이 가는 것도 겁내던 아이가 순한 토끼를 보고는 용기를 낸다.

낙농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치즈 만들기다. 원유에 유산균과 응고 효소인 렌넷(rennet)을 넣으면 우유 속의 단백질이 응고돼 덩어리가 형성된다.

이 덩어리를 커드(curd)라고 한다. 응고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치즈 체험에서는 미리 만들어놓은 커드를 이용한다.

따뜻한 물에 커드를 넣어 조물조물 만지면 말랑한 상태가 된다.

말랑해진 덩어리를 여러 명이 잡아 보자기처럼 늘이기도 하고, 줄넘기처럼 길게 늘이기도 한다. 줄처럼 길게 늘인다 하여 이름이 스트링치즈다.

소금을 살짝 넣어 만들어도 좋고, 무염으로 만들어 칠리소스에 찍어 먹거나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좋다.

결대로 찢어 입에 넣으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치즈는 종류가 워낙 다양한데, 낙농 체험에서 만드는 것은 보통 스트링치즈나 모차렐라치즈다.

치즈 체험 다음엔 젖소 먹이주기와 송아지 우유주기 차례다.

젖소는 더위에 약한데 불볕더위가 계속되니 선풍기도 틀고 물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

건초를 내미니 긴 혀를 내밀어 잘도 받아먹는다.

송아지 우유주기도 재미있다. 우유 냄새를 맡은 송아지가 우유통을 덥석 물고는 힘껏 빨아댄다.

빠는 힘이 세서 통을 잡은 아이가 휘청거릴 정도다.

점심시간이 지난 터라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이때 유용한 것이 피자 만들기 체험이다.

보리, 밀, 쌀, 콩, 귀리 등 다섯 가지 곡물을 섞어 만든 피자 도우를 반죽하고, 주변 농가에서 재배한 채소로 토핑 재료를 준비한다.

밀가루를 살짝 뿌린 뒤 도우를 올리고 밀대로 넓게 밀어 소스를 바른 다음 원하는 토핑을 골고루 올린다.

마지막으로 목장에서 만든 치즈를 듬뿍 뿌려 오븐에 넣으면 된다.

조리 과정은 간단하지만 도우 반죽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매월 셋째 주 토요일, 경기도 양평의 작은 동네 문호리가 들썩거린다.

한 달에 한 번, 이 동네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문호리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문호리 리버마켓’이다.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을 구경하려고 모여든다.

전국의 수많은 플리마켓 중 유독 더 주목받고 있는 문호리 리버마켓을 찾아가봤다.

벼르고 별렀다. 자칭 ‘플리마켓 마니아’로서 지난해 여름부터 문호리 리버마켓 소식을 접하고 방문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셋째 주 토요일, 일요일이라는 시간을 맞추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꼭 그때마다 다른 일정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 번 놓치면 다음 프리마켓 일정을 기다려야 하는 터라 더욱 간절했다.

그리고 드디어 문호리 리버마켓을 찾았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이미 제대로 입소문을 탔다.

리버마켓이 열리는 강변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그 인기를 증명한다.

차를 타고 갈 경우, 내비게이션에 ‘문호리 리버마켓’이나 ‘현대수상스키’ 또는 ‘서종수상스키’를 목적지로 입력하고 찾아가면 된다.

찾아오는 이가 많아지면서 경의중앙선 양수역과 문호강변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문호강변 인근에 다다르자 안내판이 보인다.

주차장 쪽은 이미 만원이다. 어렵사리 차를 세우고 문호리 리버마켓으로 향한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다양한 사람들이 리버마켓을 찾았다. 강변을 따라 하얀 천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어린 시절 종합선물세트를 손에 들고 풀어보기 전 ‘어떤 것들이 들었을까’ 상상하던 그 설렘을 안고 리버마켓으로 들어간다.

소박한 천에 귀여운 병아리 그림과 함께 ‘문호리 리버마켓’이라는 글자가 앙증맞게 앉아 있다.

천에 함께 적힌 ‘만들고, 놀고, 꿈꾸고’라는 글자가 빛난다.

‘만들고, 놀고, 꿈꾸는’ 사람들이 셀러로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만나는 셀러들의 얼굴에서도 빛이 난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문호강변에서 ‘문호리 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다.

문호리에 정착한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됐다.

처음에 60여 셀러가 참여하다가 현재는 170여 셀러가 참여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

처음보다 몸집이 커지고 판매 품목도 다양해졌지만, 손수 농사짓거나 만든 것들만 판매한다는 취지는 변함이 없다.

셀러 중 상당수가 양평 주민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많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장으로, 기본 조건만 갖추면 누구든 셀러로 동참할 수 있다.

문호리 리버마켓 온라인 카페(www.rivermarket.kr)에 참여를 신청해서 통과되면 리버마켓 속 작은 마켓인 ‘병아리 마켓’에 참여할 수 있다.

리버마켓의 인기에 힘입어 병아리 마켓에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병아리 마켓에는 신예 셀러뿐 아니라, 리버마켓의 다른 셀러들도 참여한다.

리버마켓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가을바람을 온몸으로 맞기에 좋은 산책 코스로는 물이 있는 여행지가 좋다.

지난여름의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기 때문이다. 경기도 시흥시를 가을날의 산책 여행지로 추천한다.

그곳에 가면 저수지, 연꽃 단지, 갯골생태공원, 포구 등 다양한 모습의 명소들이 여행객을 반겨준다.

시흥시의 수변 나들이 코스는 마지막에 낙조를 감상한다고 예상할 경우 물왕저수지→연꽃테마파크→시흥갯골생태공원→월곶포구 순서로 구성한다.

가장 먼저 찾아볼 곳은 물왕저수지. 제3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이 근처를 지나고 있어 찾아가기에도 어렵지 않다.

흥부저수지가 정식 명칭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물왕저수지가 더 익숙하다.

이 저수지가 설치될 당시 시흥과 부천의 경계에 있는 이유로 각각 한 글자씩을 따서 ‘흥부저수지’라고 명명했으나

현지 주민이나 여행자들에겐 물왕동에 있다고 해서 ‘물왕저수지’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1950년대 후반에는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전용 낚시터를 만들어놓고 자주 들렀다고 한다.

지금도 낮에는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해가 진 뒤에는 카페촌의 낭만에 젖어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저수지를 순환하는 도로가 나 있는데 북쪽으로는 길게 차도가 이어지므로 물왕사거리에서 물왕저수지를 지나 동쪽 끝, 저수지 상류까지만 왕복해도 좋겠다.

차량들은 흙먼지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저속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서쪽의 제방만 왕복으로 걸어도 좋다.

가을날의 여행에는 군것질거리보다는 배낭에 시집이나 수필집 한 권쯤 담아가는 것이 더 어울린다.

조용한 카페의 뜨락에 자리를 잡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자니 잔디밭 위로 몇 가닥의 낙엽들이 저수지에서 불어온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뒹군다.

슬며시 수필집 한 권을 꺼내든다. 소설가 이효석이 쓴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의 한 구절을 읽노라니 감성 돋는 학창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동호인들도 물왕저수지의 풍경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그들은 이곳 저수지에서 출발, 연꽃테마파크를 거쳐 시흥갯골생태공원이 목적지라면서 손을 흔들고는 페달을 다시 힘차게 밟는다.

한낮의 시장기가 찾아왔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 저수지 주변으로 한정식을 비롯해 양식과 고깃집까지 두루 포진해 있다.

어머니 손맛이 그리워지는 연인들이라면 팥칼국수집도 추천한다.

보리밥을 먼저 비벼 먹은 뒤 팥칼국수의 뜨거운 면발을 호호 불어가며 깊어가는 사랑을 확인해보는 것도 물왕저수지 나들이의 행복이다.

잔잔한 저수지에 담긴 가을 하늘을 내 마음에 옮겨 담고 갯골로 가기 전 잠시 연꽃테마파크를 들러본다.

지난여름 무성하게 연꽃을 피운 연잎들은 가을을 맞아 누런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는가 하면 까만 연밥을 파란 하늘 위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몇 송이의 수련만이 수면 위에 제 모습을 드러내고는 ‘아직 나는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주지 않았어요’라고 앙탈을 부린다.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연밭을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이 체험 학습을 나왔는지 시끌벅적하게 지나간다.

‘가을 소풍을 겸한 체험 학습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볏짚을 이어 지붕에 얹은 사각 정자 그늘에 앉아서 이번에는 대중가요 한 곡을 듣는다.

가수 최양숙 씨가 부른 ‘가을편지’를 스마트폰에 빠진 요즘 젊은 세대들도 알까? 하긴 여행자도 이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듣고 앉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