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고민 해결 차가운 막국수 vs 뜨끈한 매운탕

입맛 고민 해결 차가운 막국수 vs 뜨끈한 매운탕
입맛 고민 해결 차가운 막국수 vs 뜨끈한 매운탕
여름, 대한민국의 열기가 절정에 달하는 이 시기, 한강의 풍경은 새로운 매력을 품고 있는 것 같다.
특히, 더위를 피하고 입맛을 되살릴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경기도 여주가 안성맞춤이다.
여주시를 가로지르는 한강의 주요 나루터였던 이포나루와 조포나루는 물론, 이곳에는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여름 별미 골목이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막국수로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촌과 얼큰한 매운탕이 일품인 신륵사 근처의 매운탕 거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작은 천서리 막국수촌에서. 사실 막국수라 하면 강원도의 봉평이나 홍천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여주 대신면 천서리 이포나루 앞의 막국수촌도 그 명성을 자랑한다.
천서리 일대는 옛날 뱃사공들과 나그네들이 쉬어가던 주막거리로 유명했다.
지금은 그 자리에 탱탱한 메밀면과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자랑하는 막국수 맛집들이 함께하며 더위를 날려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곳 막국수촌의 시작이라 불리는 강계봉진막국수가 있다.
70년대 후반부터 막국수를 만들어온 이 집은 메밀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전통 방식을 고수해왔다.
식당에서는 할아버지의 손맛이 깃든 동치미막국수와 할머니가 발효시킨 특별한 장을 사용한 비빔막국수가 대표 메뉴다.
두 메뉴 모두 입안에서 은은히 퍼지는 메밀 향과 적절한 장맛의 조화가 일품이다.
천서리 막국수촌은 과거보다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10여 개 식당들이 여름철 미식가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강계봉진막국수를 비롯해 천서리막국수, 홍원막국수 등 각 식당마다 독특한 장맛과 손님 몰이 비결로 경쟁 중이다.
진짜 우리 메밀만 사용하며 밀가루를 섞지 않아 면발에서 느껴지는 쫀득함도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막국수촌에서 조금 더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륵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매운탕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 매운탕골목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조포나루는 한때 한양과 충주를 연결하는 주요 기착지로, 자연스럽게 나루 주변에 식당들이 형성됐다.
현재는 2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오는 가게들이 고유의 맛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매운탕을 만드는 주요 재료는 이 지역의 보물 같은 남한강산 민물고기들이다.
잉어, 빠가사리, 쏘가리부터 메기까지 다양하다.
여기 내어지는 매운탕의 핵심은 생선 본래의 신선함은 유지하면서 비린내는 완벽히 잡아내는 것.
이를 위해 각 식당들은 직접 말린 태양초 고추를 사용하거나 시그니처 양념을 숙성시켜 요리한다.
끓이는 시간도 생선살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여기에 채소와 수제비가 더해져 완성된 매운탕은 그 깊고 얼큰한 국물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매운탕의 진가는 생선 머리에 붙은 볼살에서 정점을 찍는다.
부드럽고 고소한 볼살은 미식가들의 젓가락이 가장 먼저 향하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풍경까지 즐길 수 있는 점이 신륵사 매운탕 거리의 매력이다.
둥글게 흐르는 남한강과 강 건너편 영월루, 해질녘 신륵사 범종 소리까지 어우러지면 그야말로 이곳에서의 시간은 한 폭의 그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