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철도 위에 핀 밤의 낭만 송정역야시장
옛 철도 위에 핀 밤의 낭만 송정역야시장
최근 광주 여행의 트렌드 키워드는 다름 아닌 ‘회춘’이다.
오래된 시간과 장소에 청춘의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 덕분에 광주의 많은 공간이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이 변화를 가장 활발히 보여주는 곳 중 하나가 바로 1913송정역시장이다.
1913년에 탄생해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이 재래시장은 2016년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광산구청, 중소기업청 등의 도움으로 추진된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덕분에
과거 한산했던 시장은 화려하고 활기찬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방문객도 크게 늘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시장은 점점 활력을 더해간다.
특히 밤이 되면 곳곳에 켜진 노란 조명의 분위기가 더해져 야시장 특유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노을이 지고, 시장 골목이 은은한 조명으로 물들기 시작하면 흥과 북적임 역시 두 배로 달아오른다.
이 시장의 옛 이름은 ‘송정역전매일시장’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송정역 바로 앞에 자리해 역과 시장 간 거리는 단 200m 남짓이다.
1913년에 송정역과 함께 형성되며 한때 광산구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번영을 누렸던 이곳은 최근 KTX 송정역과의 접근성 덕분에 다시금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별히 이곳에는 KTX 광주송정역 대합실과 연결된 무인 물품 보관소와 실시간 열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도 설치되어 있어 편리함을 더한다.
시장의 규모는 크지 않다. 약 170m 길이의 직선 골목에는 약 60여 개의 상점들이 자리 잡고 있다.
골목의 양쪽을 따라 늘어선 점포들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되 기존의 전통적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독창적인 가게 간판들이다.
세련된 감각으로 재탄생한 ‘또아식빵’, ‘갱소년’, ‘밀밭양조장’ 같은 상점들과 함께 여전히 ‘○○상회’라는 과거식 간판을 유지하고 있는 점포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또한 시장 안에는 어물전, 국숫집, 미용실부터 빵집, 사진관 등 다양한 업종이 있어 방문객들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시장 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들은 단연 먹거리 가게들이다.
고소한 빵 굽는 냄새가 퍼지는 ‘또아식빵’에서는 늘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채소와 김치를 삼겹살로 감싸 구운 ‘삼뚱이’ 역시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반면 음식 대신 전라도 사투리를 팔거나, 공간을 대여해주는 가게도 있다.
이를테면 ‘역사서소’에서는 사투리를 활용한 디자인 소품들을 판매하며,
‘누구나가게’에서는 일주일 단위로 공간을 대여 받아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상품들을 선보일 수 있다.
시장은 그 자체로 시간의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다. 1913송정역시장은 한눈에 보아도 새것과 오래된 것이 공존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